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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소수정당과 후보자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용성 발행일 2020-03-23 제18면

연동형비례 첫 적용 총선 코앞인데
취지 안맞게 소수당·후보 정보부족
미래당 녹색당 정책·공약 무엇인지
정의·민중당 어떻게 다른지 '깜깜'
정확·공정 판단기준 적극소개해야

월요논단-이용성1
이용성 한서대 교수(언론학)
4·15 국회의원 선거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되는 첫 선거다. 소수 정당과 후보자에게 도움이 되는 선거제 개혁이 시도된다.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으로 선거제 개혁의 방향이 흔들리고 있긴 하지만 소수정당의 비례대표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높을 것이다. 그런데 소수정당과 비례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이전부터 선거 또는 선거보도에서 신진·소수 정치세력에 대한 관심과 제도적 배려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시민언론단체의 선거보도감시 준칙을 마련할 때도 신진·소수정당과 그 후보자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언론중재위원회 세미나에서 '선거방송 심의규정'에는 '소수자에 대한 기회부여'란 내용이 있지만 '선거기사 심의규정'에는 그런 내용이 없으니 보완하자고 지적한 적도 없다. 이번 총선 보도도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는 듯하다.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 논란으로 선거판이 복잡해졌다. 헷갈리는 이름의 비례정당이 등장하고 서로 비난을 주고받는다. 언론은 갈등과 충돌을 중계하고 지식인과 전문가가 등장해서 첨예한 비판을 가한다. 거대 양당과 언론이 정치혐오와 선거혐오를 만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거대 양당의 비례위성 정당 추진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선거제 개편을 주도한 민주당이 비례 위성정당에 참여하는 일은 더 큰 비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언론은 비례위성 정당 추진의 피해자가 유권자 시민이고, 소수정당에 가야할 표가 거대 양당에 돌아가 민의와 표심이 왜곡될 거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를 '역병'이라 비판하기도 한다. 다 옳은 이야기다. 그렇지만 뭔가 문제가 있다. 우리에게 대안이 될 수 있는 소수 정당과 소수정당 비례후보자들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지역에 출마하는 후보자와 비례대표 후보자들은 어떤 다른 기준으로 봐야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정의당과 민중당은 어떻게 다른 것인지, 미래당과 녹색당은 정책·공약이 무엇인지,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은 정책·공약을 갖추긴 했는지 등이 궁금하다. 비례후보자들도 궁금하다. 비례 위성정당 후보자만 언론의 검증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국회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 소수 정당에 대해서도 과거보다는 더 많이 알아야 한다. 소수 정당이 얼마나 진보적인지 혹은 보수적인지 정책·공약과 후보자들에 대해 어떤 정보가 제공되고 검증이 될 것인지 관심 있게 봐야 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정의당 등 소수정당과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넘치고 있다. 과도하고 정확하지 않은 내용도 있지만 쟁점을 명확하게 확인하고 정리해주는 언론을 찾아보기 어렵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국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소수 정당과 소수 정당 후보자에 대한 관심과 정보가 필요하다.

언제나 우리 선거에서는 시민들, 유권자들이 합리적이고 전략적 선택행위로 투표를 해왔다. 여당이 오만하면 심판했고 야당이 무능하면 심판했다. 유권자들이 소수정당과 그 후보자들을 평가하고 판단한 내용이 투표행위에 반영될 것이다. 그래서 더 정확하고 공정하고 충분한 정보가 필요하다.

언론은 소수정당의 정책·공약과 비례 후보자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자. 소수정당이나 비례정당 홈페이지를 찾아가 봐도 정보가 부족하다. 시민언론단체들이 만든 '2020 총선 미디어감시연대'도 소수정당에 대한 언론 보도가 부족한데 비례 위성정당 논란으로 더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선거제 개혁의 취지를 살리고 유권자들에게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제공을 해야 하는 민주주의에서 언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소수정당과 비례후보자에 대한 보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용성 한서대 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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