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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코앞에… 학교 열화상카메라 '벼락치기' 도입

공지영 공지영 기자 발행일 2020-03-26 제7면

경기교육청, 교육부 공문 열흘 지나서야 교육지원청에 개별구매 요구
일정 촉박 성능검증 부실 우려… '이달초 업체 접촉·계약' 인천과 비교

다음달 6일 개학을 앞두고 학생수 600명 이상 도내 학교에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키로 했지만, 촉박하게 진행되는 일정 탓에 계약심사 때 필요한 '성능' 점검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이 물량 수급 등을 이유로 교육지원청에 개별 구매를 요구했는데, 전문가 검증을 거칠 시간도 없어 책임 떠넘기기 아니냐는 불만도 높다.

지난 20일 도교육청은 각 교육지원청에 코로나19 대비 열화상카메라 구매를 진행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지난 10일, 교육부에서 관련 공문이 내려온 지 열흘 만이다.

도교육청은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총 1천312개 카메라가 학교에 필요한 만큼 만큼 본청에서 일괄구매하면 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 지원청에 개별구매를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학을 고작 2주 앞두고 갑작스럽게 구매계약을 지시해 물량 확보는 물론, 성능검증도 할 수 없다는 게 지원청들의 입장이다.

50대 이상 구매해야 하는 A 지원청은 학부모, 교사 등만 포함된 평가위원회를 급하게 구성, 시연하는 정도의 성능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이 지원청 관계자는 "기능이나 성능을 우리가 판단할 수 없으니 솔직히 많이 부담스럽다. 워낙 급하게 공문이 내려와 전문가를 섭외할 시간도 없다"며 "본청에서 알려준 사양과 계약절차대로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지원청 관계자도 "정확한 체온 측정을 위해선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에 의뢰해 검증이 필요한데, 비용도 들고 지원청 별로 진행하면 예산낭비"라며 "예산도 26일에나 내려올 예정이라 개학 전까지 학교에 설치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3월 초부터 개학 후 열화상 카메라 설치가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도교육청이 늑장을 부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16일 열화상카메라 공급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3월 초부터 교육부가 '개학 후 학교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와 관련한 예산도 편성해 지급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이야기하면서 즉각 준비에 들어간 것.

시교육청 관계자는 "3월 초 여러 열화상카메라 공급업체를 미팅해보니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긴급한 상황인 만큼 수의계약으로 진행해도 무방하다는 관계부서의 확인을 받았고 자체적으로 물품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전문가 검증과 시연회 등을 거쳐 교육부가 예산을 집행한 16일에 바로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전문가 검토를 거쳐 지원청에 카메라 사양과 구체적인 과업지시서를 내렸다. 무리없이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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