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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호트 격리 열흘 '군포 효사랑요양원' 커지는 피로감

황성규 황성규 기자 발행일 2020-03-30 제14면

군포 효사랑요양원
군포 효사랑요양원이 코호트 격리 조치에 들어간 지 열흘째다. 확진자가 21명으로 늘고 2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코호트 조치의 적절성 여부에 물음표가 던져졌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확진 21명·사망 2명… 내부 두려움
"어르신 살려주세요" 5천여명 청원
市 "투입 보호사도 구하기 어려워"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군포 효사랑요양원의 코호트 격리가 29일로 열흘째를 맞은 가운데, 이 조치의 적절성 여부를 놓고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외부 전파는 막고 있지만, 열흘 새 확진자가 21명까지 늘고 2명의 사망자까지 나온 요양원 내부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요양원은 지난 20일부터 코호트 격리에 돌입했다. 이후 열흘간 입소자 16명과 종사자 5명 등 2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최초 검사에선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재검에서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확진자 중 2명은 사망으로 이어졌다.

첫 사망자의 경우 병원으로 옮겨진 지 3일만에, 두 번째의 경우 하루 만에 각각 사망했다. 확진자 중 상당수가 80·90대 고령의 기저질환자인 이유로 향후 사망자 증가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현재 요양원 내 남아있는 17명의 입소자를 비롯해 이들을 돌보고 있는 시설관계자 등은 기약없는 격리 상황 속에서 확진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실정이다.

내부에선 '차라리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가서 제대로 치료라도 받는 게 낫겠다'는 자조 섞인 푸념도 나오고 있다. 코호트 격리 기간이 확진자 발생일을 기준으로 14일이 책정돼, 격리 기간이 연일 늘어나면서 이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요양원 관계자는 "음성 판정 이후에도 연일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 언제까지 격리로만 일관할 것이냐"며 "나머지 사람들이 다 확진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냐"고 하소연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군포 효사랑요양원 어르신들을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요양원 관계자는 청원을 통해 격리자를 의료기관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원자는 "음성이던 분이 며칠후 양성이 되어 병원으로 이송되는 현장을 피 말리며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며 "병상이 없다면서 고민만 하고 있는 사이 어르신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청원은 게시된 지 이틀 만에 5천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상황이 이렇지만, 시와 보건당국은 현재로선 뾰족한 대안이 없다며 전전긍긍하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확진자를 받는 병상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요양원 내 격리자를 어느 병원에서 받아주겠느냐"며 "이제는 요양원 내부에 투입할 보호사를 구하는 일조차 어려울 만큼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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