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애리 팔달구보건소 부팀장에 듣는 코로나19 사태 '현장 누비는 보건인'
팔달구보건소 직원들이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모습. |
여기에 2014년 국민건강증진법을 통해 이날부터 1주일을 '건강주간'으로 관련 행사와 사업을 펼치도록 했다.
보건의 날을 맞아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 위기상황에서 우리나라와 수원시민을 위해 최전선을 마다하지 않고 현장을 누비는 보건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건강과 보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수원시 팔달구보건소에서 감염병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엄애리(48) 부팀장은 지난 1월 초 중국에서 시작된 새로운 감염병의 존재를 알게 됐다.
관련 뉴스를 보며 감염병이 우리나라로 유입되지 않길 바라던 그의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수원시에 대책본부가 꾸려지면서 코로나19 대응 현장에 곧바로 투입됐기 때문이다.
이에 수원시는 2월 말께부터 보건소의 일반 업무들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한 총력대응 중이다.
감염병은 업무량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환자가 발생하면 역학조사와 동선 관리 등의 환자 대응을 시작으로 접촉자를 조사해 관리하고 타 지역에 알리는 등 관련 보건 업무가 잇따른다.
여기에 지역 내 의료기관 관리와 선별진료소 운영, 민원 대응 및 사후관리 대비, 방역소독, 각종 행정 사항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업무는 끊이지 않는다.
덕분에 수십 개가 넘는 단체채팅방과 각종 매뉴얼, 공문 등으로 쏟아지는 정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엄 부팀장은 휴대폰과 한 몸이 되어버렸다.
결국, 코로나19 이후 자정을 넘어 퇴근하는 일이 다반사고, 엄마이자 아내로서의 역할은 등한시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대부분의 근무자가 레벨 D 등급의 전신 보호복과 N95 마스크를 착용하고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날이면 숨이 막히지만 물 한모금 마시지 않는다"며 "보호장비가 한 번 벗으면 재사용할 수 없어 부족한 상황에서는 화장실 가려고 벗는 것조차 아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빗발치는 민원은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확진자가 발생한 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기준에 따라 동선이 공개되면 환자의 이동 경로 등은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제외되는데, 불안한 주민들은 매우 상세한 정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팔달구보건소 직원들이 코로나19 대책반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
특히 수원시의 한발 앞선 대응은 현장의 근무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자평했다.
접촉자 등의 자가격리를 위한 임시생활시설과 해외입국자들을 위한 임시생활시설 등 선제적인 조치들은 현장 대응에서도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 초기에 발열 증상이 있던 노숙인에 대한 검사를 의뢰한 뒤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격리할 공간이 없어 난감한 경우가 있었는데, 임시생활시설이 생긴 이후에는 비슷한 상황에서 대응할 방법을 찾기가 수월해졌다"고 부연했다.
보건인으로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건강과 보건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인식되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엄 부팀장은 "평소에 건강보다 중요한 게 없다고들 하지만 실제로 건강을 위한 노력은 뒤처져 있다"며 "대부분이 흘려듣던 손 씻기, 기침 예절 등의 중요성이 이번에 부각된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종료 이후에도 건강과 보건을 위한 행동의 실천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감염병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된 만큼 향후 관련 조직이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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