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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이순신을 찾아서' 펴낸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

김명호 김명호 기자 발행일 2020-05-13 제1면

단재의 '수군제일위인' 되살려낸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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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인 동이서옥에서 최근 펴낸 '이순신 찾아서'를 설명하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근·현대 문학평론계 최고 권위자
"충무공 본 모습 찬찬히 살펴보길"

이순신(李舜臣·1545~1598)이 나라와 백성에 충성한 국민적 영웅으로 숭배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근대 이전의 이순신은 임금에게 충성하는 신하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다.

이러한 이순신을 민족의 영웅으로 근대적 시각에서 처음 호출한 이가 바로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1880~1936)다.

한국 근·현대 문학 평론계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인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가 단재의 이순신론을 다시 밝혀낸 '이순신을 찾아서'를 펴냈다.

인천 출신으로 한국 근·현대 문학 비평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최원식 교수가 단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단재의 '조선혁명선언'을 읽은 후부터다. 1974년이다. 50년이 다 되어간다.



최원식 교수는 이 책을 읽고 단재에 감전되었다고 표현한다. 그는 또 그때 국문학도로서 단재 연구에 일각의 기여라도 하겠다는 일념을 세웠다.

그가 애국계몽기 단재 저작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수군제일위인 이순신(水軍第一偉人 李舜臣·1908)'을 역주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이때다.

'이순신을 찾아서'는 중세의 영웅 이순신을 처음으로 근대로 불러들여 국민적 영웅으로 해석한 단재 신채호의 '수군제일위인 이순신'과 구보(丘甫) 박태원(朴泰遠·1909~1986)이 번역하고 주를 단 '이충무공행록(李忠武公行錄·1948)'을 중심으로, 이광수에서 김훈까지 이순신을 다룬 작가들의 소설에 관한 짧은 논평을 달았다.

이와 함께 최 교수는 단재의 '수군제일위인 이순신' 이후 다른 책들을 검토해 이순신 이야기의 변모를 통시적(通時的)으로 살폈다.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1928~1939), 환산 이윤재의 '성웅 이순신'(1931), 춘원 이광수의 '이순신'(1931~1932), 노산 이은상의 '성웅 이순신'(1969), 김지하의 '구리 이순신'(1971), 김훈의 '칼의 노래'(2001) 등 9편의 작품을 출간 시기를 기준으로 다뤘다.

특히 최원식 교수는 그간 제대로 된 원전 비평을 거치지 못했던 단재 신채호의 '수군제일위인 이순신'을 국내 최초로 제대로 역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매일신보에 국한문혼용체로 연재됐던 단재의 이순신 원문을 번역하는 데 수년을 할애했다. 최원식 교수의 손에서 단재 이순신의 정본이 나온 셈이다.

최원식 교수는 "중세에 갇혀 있던 이순신을 근대로 소환한 최초의 작품이 단재의 이순신"이라며 "그동안 이 작품이 망각돼 빛을 보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독자들이 이순신의 본 모습을 찬찬히 들여다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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