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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피 마르는' 코로나 사태… 선거 이후 뚝 끊긴 정치인 헌혈

윤설아 윤설아 기자 발행일 2020-05-19 제3면

총선주자들 가족까지 동원하다
5월부터 보도자료 등 자취 감춰
가장 큰 원인은 학생단체 중단


'선거 때 그 많던 헌혈 정치인들은 다 어디로 갔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헌혈하는 사람이 줄어 전국이 혈액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선거철이 지나자 헌혈을 하던 정치인들 발걸음도 '뚝' 끊겼다.

4·15 총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1~2월만 하더라도 총선 출마 희망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헌혈에 동참했다. 헌혈 후 헌혈증과 함께 사진을 찍어 보도자료를 내 언론에 홍보하기 일쑤였다. 가족, 보좌진 등과 함께 헌혈하고 있는 사진을 SNS에 올리는 일도 다반사였다.



'헌혈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읽혀 하나의 선거 운동 형태로 자리 잡기도 했다. 그러나 총선이 끝난 5월부터 이 같은 사진이나 보도자료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헌혈을 진행하는 현장의 한 관계자는 "선거 이후 정치인들이 헌혈하고 사진 찍고 가는 일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선거 끝나고 5월부터 오히려 혈액 보유량이 더 부족해 심각한 적이 많았는데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정치인들이 선거 전보다는 확실히 덜 찾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18일 인천혈액원에 따르면 인천지역 혈액 보유량은 지난 15일 '주의' 수준인 2.2일분 수준까지 떨어졌다. 혈액 보유량은 적정량이 5일분으로 혈액형과 관계없이 하루 평균 소요 혈액량 기준으로 관심(5일분 미만), 주의(3일분 미만), 경계(2일분 미만), 심각(1일분 미만) 등 4단계 수준으로 나뉜다.

주말 사이 홍보 강화로 18일 오후 3시 기준 5.7일분까지 올라가 안정 수준을 찾았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수준이다. 인천지역 혈액 보유량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월부터 급격하게 감소하며 관심~경계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다.

혈액 보유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로 개학 연기에 따른 학생들의 단체헌혈 중단이다. 인천혈액원은 개학 시기인 올해 3월부터 지역 각 학교에서 단체 헌혈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모두 무산됐다.

이달부터는 강화도 등 말라리아 고위험 지역에서 헌혈자 모집도 제한된 상태다. 이미 전혈 헌혈을 한 관공서나 군부대가 '헌혈 휴식기'에 들어가면서 추가 단체헌혈도 어려워졌다. 전혈 헌혈이란 혈장, 혈소판 등 혈액 성분 전체를 채취하는 것이다.

인천혈액원 관계자는 "전혈 헌혈의 경우 2개월간 추가 헌혈이 안 돼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헌혈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기 헌혈자들이 있지만 신규 헌혈자 수가 많이 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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