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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일본식으로 불려온 작약도… 본래 명칭 '물치도' 되찾아

김민재 발행일 2020-05-22 제3면

섬매입 일본인 화가가 이름 지은 듯
인천시, 올 1차 지명위서 변경 의결
최근 민간 낙찰… 공영개발 불투명

100년 넘게 '작약도'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불렸던 인천 동구의 작은 섬이 '물치도'라는 본래 명칭을 되찾게 됐다.

인천시는 21일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2020년도 1차 지명위원회를 열어 동구 만석동 산3번지(12만2천538㎡) 섬 명칭을 작약도(芍藥島)에서 물치도(勿淄島)로 변경 의결했다. 이날 의결사항은 국가지명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고시될 예정이다.

지역 역사학계 의견과 지명위원회 심의자료 등을 종합하면 현재 불리는 작약도라는 이름은 1883년 개항 이후 이 섬을 매입한 일본인 화가가 섬의 형태가 작약꽃 봉오리를 닮았다고 해 붙인 것으로 추정된다.

1896년 9월 일본의 인천영사관이 본국 외무차관에 보낸 '인천항 정황 보고'에 물치도가 작약도로 최초 기록돼 있다. 이후 일본 내부 외교문서에 모두 작약도로 표기됐다.

조선 후기 우리나라의 옛 문헌과 지도에는 일관되게 물치도로 표기됐다. 개항 전인 1876년 8월 일본 해군에 의해 제작된 '월미도해협약측도'에 물치도라 표기되기도 했다. 대동여지도(1861년), 경기읍지(1871년), 인천부지도(1872년)에도 모두 물치도라 적혀 있다.

영종도와 월미도 사이에 있는 물치도는 '강화해협의 거센 조류를 치받는 섬'이라고 해 지어진 이름으로 전해진다. 신미양요 때 미국 군함 5척이 물치도 앞에 정박한 뒤 조류가 세기로 유명한 강화 '손돌목'을 지나 강화도를 공격하기도 했다.

해방 이후 물치도는 여러 차례 소유권 이전을 거치면서 유원지 개발이 추진됐으나 모두 무산됐다. 최근까지 진성토건 소유였다가 지난 2월 법원 경매를 통해 (주)굿프렌드가 94억원에 섬을 낙찰받아 새 주인이 됐다.

인천시는 이 섬을 매입해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었으나 (주)굿프렌드가 민간 개발 의향을 보이면서 공영 개발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명칭 변경은 식민잔재 청산과 지역의 역사 정체성 회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군·구와 협의해 일제식 지명을 바꿔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인천시 지명위원회는 이밖에 남동구 구월동 '동호탕사거리'의 명칭을 '정각사거리'로 변경 의결했다. 송도국제도시 10호 공원과 송도국제화복합단지 1호 공원의 명칭은 구름공원, 해찬솔공원으로 각각 의결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