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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레저업 '울고' 홈쿡·홈술 '웃고'
정운 발행일 2020-05-22 제11면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신용카드 매출로 본 소비행태'
감염병 사태로 비대면 문화 확산
국내여행사 1분기 매출액 59%↓
인터넷 쇼핑 늘고 대형매장 악화
항공·유흥업 등 '적자 성장' 예상


인천 남동구에 있는 A여행사는 직원 3명 모두 유급 휴직 중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이 없기 때문이다.

A사는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며 겨우 버티고 있다. 코로나19 탓에 2월부터 매출이 급격히 줄더니 3~4월 수입은 '0원'이 됐다. 들어오는 돈은 없는데 인건비와 건물 임대료 등 지출은 그대로다.

적자만 쌓이고 있다. A사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행사를 찾는 사람이 전혀 없다. 해외여행 수요가 없고, 국내 여행은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내년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버티고 있다. 주변에서 사업을 접는 경우도 많이 봤다"고 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 업종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1일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행태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하나카드(개인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를 지난해와 비교해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 국내 여행사의 1분기 카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면세점은 52%, 항공사는 5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절정에 달했던 3월 실적을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면세점은 88%, 여행사 85%, 항공사는 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 업종과 영업 규제를 받은 유흥업도 매출이 많이 줄었다. 무술도장과 예체능 학원의 3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85%, 67% 감소했다.

외국어학원(62%), 입시·보습학원(42%), 노래방(50%), 유흥주점(39%) 등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쇼핑 업종 매출을 보면 온라인·근거리 쇼핑은 늘었지만, 대형 매장은 악화됐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인터넷 쇼핑과 홈쇼핑 매출은 각각 41%, 19% 증가했다. 비교적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편의점과 슈퍼마켓도 매출이 늘었다. 집에서 멀고 규모가 큰 아웃렛 매장과 가전제품 전문 매장, 백화점, 대형 마트 등의 매출은 17~31% 줄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서 요리하고 술을 마시는 '홈쿡'과 '홈술'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정육점의 3월 매출이 26% 늘고 농산물 매장은 10% 증가하는 등 식재료를 직접 구입해 집에서 조리해 먹는 '홈쿡'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고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설명했다.

주류 전문 판매점 매출이 20% 증가하는 등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도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위원은 "소비 심리가 위축돼 있고 긴급재난지원금도 식재료 등 주로 생필품 구입에 사용될 것으로 보여 업종 전반의 매출 정상화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여행, 항공, 숙박, 레저, 유흥업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