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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북 군사합의도 파기, 상황 오판 대북라인 교체해야
경인일보 발행일 2020-06-18 제19면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에도 대남 도발의 수위와 범위를 확대하고 나서면서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7일 담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친미 사대주의자로 지칭하고 '더 이상 북남관계를 논할 수 없는 상대'로 규정했다. 북한 총참모부는 금강산·개성 군부대 전개, 비무장지대 초소 병력 재배치, 접경지역 군사훈련 재개를 예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서울 불바다설'을 언급하며 "그보다 더 끔찍한 위협이 가해질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 정치적인 위협은 살벌하고 군사적 위협은 실제적이다.

우리 정부의 대응도 강경해졌다.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김여정의 문재인 대통령 비난 담화에 대해 "사리분별 못하는 언행을 감내하지 않겠다"며 경고한 뒤 북측의 언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결과는 북측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군 총참모부의 남북군사합의 파기 예고에 대해 "실제 행동에 옮겨질 경우 북측은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일부도 강한 유감을 표명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북 도발에 대해 "금도를 넘었다"고 말을 보탰다. 지난 4일 김여정의 담화 이후 지속된 북한의 엽기적인 도발책동을 초인적으로 인내하던 당·정·청 입장이 급변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기세등등한 도발책동에 대해 우리 정부가 구체적으로 대응할 액션플랜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와 관련 국방부가 감시자산을 통해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징후를 사전에 감지했다는 보도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우리 정부는 연락사무소 폭파 중단을 촉구하고 경고했어야 마땅했다. 하지만 일언반구 없이 폭파 장면을 지켜보는 수모를 당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남북관계 악화에 책임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질 정부 인사가 김 장관뿐인지는 의문이다. 북한의 연속적인 도발책동에 직면한 국민들은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으로 열렸다던 남북화해시대가 허상이었음을 깨닫고 있다. 또한 이번 사태를 통해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에 의해 농락당하도록, 사태를 오판한 대북 실무라인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이유다. 북한 도발에 대한 확고한 대응 메시지로 대북 실무라인 전면 교체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여권은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대북전단을 지목하고 우리 탈북국민을 쥐잡듯 했다. 하지만 우리를 위협하는 적은 북한임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북한에 대한 여권의 인식 전환도 시급하고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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