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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장논리 무시한 부동산 정책의 역습
경인일보 발행일 2020-07-08 제19면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정책 실패가 불러온 어마어마한 정치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는 강남 집값이 급등하자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다. 강남을 겨냥한 대책은 수도권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수도권으로 규제를 확대하자, 시장은 수도권의 규제사각 지역과 지방의 집값 상승으로 정부 대책을 조롱했다.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집값이 상승하고, 청장년들의 내집 마련 기회가 역대 정부에 비해 최악으로 쪼그라들자 민심이 들고 일어나기에 이르렀다.

경실련, 참여연대 등 현 정부·여당에 우호적인 시민단체들 마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사망선고를 내린 상태에서 정부와 여당은 새로운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느라 여념이 없다. 정부가 그동안 선보인 부동산 대책의 핵심 기조는 공급은 넉넉하다는 전제하에 다주택 보유자들의 주택 처분을 유도해 시장을 안정시킨다는 것이었다. 이 기조에 따라 보유세와 거래세를 올리고, 투기성 주택 구매를 막기 위한 대출규제가 부동산 대책의 핵심이었다. 정부·여당의 22번째 부동산 대책의 핵심도 이에 벗어나지 않을 모양이다.

문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전제가 잘못된 점이다. 자유경제체제 시장관리의 기본은 공급과 수요 관리다. 정부는 다주택자가 한 채만 남기고 나머지 주택을 시장에 내놓으면 공급과 수요가 안정될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지만, 이는 시장을 지배하는 자본의 욕망에 무지한 단견이었다. 욕망의 실체는 정권 내부에서 드러났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청주 집을 팔고 강남 집을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내에는 다주택 보유 의원들이 40여명이나 됐다. 노 실장이 집을 팔고 욕먹고, 여당이 다주택 보유 의원들에게 한 채만 남기고 팔라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위헌적 코미디다.

전문가들은 정권 초기 파격적인 세제 지원으로 다주택자를 임대사업자로 유도했던 정책의 실패가 현재의 부동산 대란을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권이 주택공급은 외면한 채 다주택자를 늘려놓고 이제 다주택자를 핍박하는 상황 자체가 정책의 실패를 자인한 셈이라는 지적이다. 당·청은 다주택 보유 청와대 참모와 의원들의 집 정리를 재촉하지만, 이는 정책이 아니라 정치일 뿐이다. 공급 대책이 빠진 수요 관리는 한계에 직면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정부는 허둥지둥 대책을 급조할 것이 아니라 시장의 기본원리를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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