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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퍼지는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강행… 황당한 시민들
장철순 발행일 2020-07-09 제7면
부산·보령시 등 타 지자체 여름축제 취소에도 오늘 나홀로 개막
50억 투입 불구 레드카펫 생략·행사 대폭 축소… '예산낭비' 지적


9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열리는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대한 부천시민들의 눈길이 싸늘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영화제가 반쪽짜리 행사로 추진되면서 예산낭비 논란도 일고 있다.

8일 부천시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사무국 등에 따르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50억원(국비 7억원, 도비 7억원, 시비 28억원, 후원 8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영화제 측은 개막식과 상영관 사용을 위해 CGV 소풍점 8개관을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개막식은 개막작 상영회로 변경됐고 영화제의 꽃으로 불리는 레드카펫 행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 또 철저한 좌석 간 거리두기를 통해 참석 인사를 최소화한 가운데 조직·집행위원장의 개막 선언 및 인사, 프로그램·심사위원 소개 등은 모두 사전에 촬영한 동영상 상영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게다가 이번 영화제는 해외 게스트 초청도 없는 데다가 개막식과 CGV 소풍점 영화관 한정 상영 등으로 대폭 축소된 채 진행돼 사실상 '반쪽짜리' 영화제란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자체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여름철 각종 축제들을 잇달아 취소하고 있는 가운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만 편성된 예산을 쓰고 보자는 식으로 축제를 강행하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코로나19로 7월과 8월 초 예정인 여름철 최대 축제 부산 바다축제와 록페스티벌을 전격 취소했다.
충북 보령시도 머드 축제를, 전남 장흥은 물 축제, 경북 울릉군은 울릉도 오징어축제, 경북 영덕군은 마라톤대회와 음악축제를 취소하는 등 대부분 지자체가 행사를 취소한 것과 대조된다. 앞서 열린 제21회 전주영화제와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는 코로나19로 관객이 없는 온라인상 영화제로 개최됐다.

시민 K(58)씨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됨에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행사를 강행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정부도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인식, 소모임 자제는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데도 버젓이 오프라인 영화관을 운영한다는 것은 편성된 예산을 쓰기 위한 행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영화제의 한 후원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영화제가 올해는 취소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행사를 대폭 축소하면서까지 영화제를 강행, 후원금까지 냈다"면서 "코로나19 장기 사태로 시민은 물론 기업들도 재정난에 허덕이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영화제 사무국 관계자는 "예년처럼 해외게스트 초청, 레드카펫 등 행사는 없지만 축소된 개막식과 한정된 영화관에서 거리두기, 방역 등을 철저히 해 영화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