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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막아 주거사다리 끊나" 막막한 실수요자
김준석 발행일 2020-07-09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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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3억 초과 아파트 구매' 보증 불가
갭투자 악용 방지대책… 내집마련 20~30대, 비용 충당 '발목' 보완을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뒤 다른 곳에 전세로 세들어 살면서 향후 오르면 그 차액으로 대출을 좀 갚아 실거주하려고 했는데 이마저 막혀버리네요."

규제지역 3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전세대출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구입)를 막는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면서 일부 세대에 '주거 사다리'가 돼줬던 수단마저 사라진다는 볼멘소리가 크다.

8일 금융위원회는 앞서 발표된 6·17 대책과 관련한 보증기관 내규 규정과 시스템 등 정비가 완료됨에 따라 10일부터 전세대출 규제가 시행된다고 밝혔다. 전세대출 보증 불가 대상에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아파트 구매'가 추가되는 내용이 골자다.

해당 지역에서 당초 3억원 넘는 아파트를 산 다음 다른 집에서 전세를 살려고 할 때 전세대출이 불가하고, 이미 전세대출을 받은 경우는 3억원 초과 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대출금이 회수된다.

또 공적 보증기관(주택도시보증공사)의 1주택자 전세대출 보증 한도가 2억원으로 줄어들고 사적 보증 한도 역시 3억원으로 낮아진다.

이는 갭투자에 전세대출이 이용되는 것을 막으려고 마련된 정부의 대책이다. 전셋집과 구매 주택 모두가 실거주에 해당하는 경우는 예외로 뒀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보다는 향후 내집 마련을 위해 갭투자를 일종의 '주거 사다리' 수단으로 활용해 온 일부 20~30대 사이에서 불만이 커질 전망이다.

수원·안양·동탄2 등 경기 남부지역 대부분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해당 지역의 비싼 집값에 전세를 낀 주택 구매로 향후 내집 마련 비용을 충당하려던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화성에 거주하는 김모(36)씨는 "도저히 월급과 저축으로는 어려워 전세를 끼고 집을 산 뒤 다른 집에 살면서 돈을 모아 나중에 진짜 내집 마련을 하려 했는데 이마저 불가능해졌다"며 "현금은 부족하고 이젠 어떻게 내집 마련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전세대출을 필요로 하는 실수요자의 불이익을 최소화할 보완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전세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이 가장 필요한 계층은 서민 실수요자"라며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들이 큰 타격을 입었는데 현금이 많아 대출이 필요없는 계층은 정작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