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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급대책 빠진 7·10 '절름발이' 대책
경인일보 발행일 2020-07-13 제19면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를 주내용으로 하는 '7·10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달 6·17 대책이 발표된 뒤 한 달도 안 된 시점이다. 정부를 비웃기라도 하듯 서울 부동산 매매가가 급등하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자 서둘러 보완책을 마련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전보다는 확실히 강력한 대책이 나왔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다주택자의 엄청난 세 부담이 결과적으로 매물을 늘리고,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추가 공급대책이 빠졌고, '갭투자'를 막을 방안도 마땅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공급이 아닌 증세만으로는 부동산을 잡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새 대책에 따라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은 현행 3.2%에서 6%까지 높아지고, 다주택 보유 법인에 대해 중복과세 최고세율인 6%를 적용한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시가 30억원 주택의 경우 종부세는 3천800만원, 시가 50억원인 경우 종부세 1억원 이상으로, 전년에 비해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양도소득세는 1년 미만 보유주택에 대해 70%까지 올리기로 했다. 2년 미만 보유 주택에는 60%가 적용된다. 다주택자는 양도세율이 최고 72%에 달하게 된다. 민영주택에 생애 최초 특별공급 물량을 7~15% 적용하고,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기준도 완화했다. 등록임대사업제는 폐지하기로 했다.

정부 대책은 그러나 구체적 공급방안이 제시되지 않는 등 시장이 요구하는 핵심대책이 빠져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시내 재개발·재건축 요건 완화와 추가 신도시 지정 등 물량 확대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보유세와 양도세가 동시에 높아져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 부담 전가로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 정부는 양도세 중과 방안을 내년 6월까지 유예해 물량 감소를 막겠다는 구상이나, 이후에는 매물 자체가 나오지 않을 것이란 우려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의 두 축은 공급 확대와 세제 강화다. 이번 대책에는 공급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추가 공급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으나 시장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그동안의 대책이 모두 실패한 것과 관련, 청와대·정부 부처에 대한 문책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여당은 이번에도 실패하면 무한 책임을 지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세심하게 살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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