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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과감한 행보로 주목받은 이재명의 정책들

김성주·강기정·배재흥 김성주·강기정·배재흥 기자 입력 2020-07-16 14:37:07

[경인포토]대법원 선고날 아침 출근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대법원 선고일인 16일 오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으로 기사회생했다. 2018년 7월 취임 후 2년 동안 경기도정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던 그의 정책 행보도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됐다. 대권 행보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그의 역점 정책들이 차기 대선의 아젠다로 주목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 지사가 주력하고 있는 주요 정책들을 소개한다.

#기본소득

이 지사는 코로나19 사태로 각광받은 기본소득제의 선두주자다. 성남시장 재직 시절부터 소득의 많고 적음 등과 관계 없이 만 24세 청년 모두에게 동일하게 연간 100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청년배당을 실시,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 논쟁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도지사 취임 후 기본소득제를 더 과감하게 추진했다. 청년배당의 확장판인 청년 기본소득을 시작으로 농민 기본소득 시행 여부가 연내 확정될 전망이다. 예술인 기본소득, 플랫폼 노동자 기본소득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해나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기도 역시 기본소득 박람회를 개최하고 전국 지자체와 기본소득지방정부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기본소득제를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

전국적으로 기본소득제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것은 코로나19 사태 속 전면 지급된 재난 기본소득 때문이었다. 저소득층에 선별 지원하자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던 때, 이 지사는 광역 단위에선 처음으로 보편적 지급을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차기 대선 아젠다로 부상한 가운데 야권에서 오히려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모습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의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지면서 일한 만큼 소득을 창출하는 일이 어려워진 가운데, 수요를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정책이자 복지정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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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 지급 방식 및 사용 방법 등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경기사진공동취재단

#부동산·개발 정책

이 지사는 취임 2주년을 맞아 후반부 집중하고 싶은 정책으로 부동산 문제 해결을 거론했다. 성남시장 재직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과 관련, 발생한 이익 5천500억원을 공원 조성 등에 사용키로 하는 등 주민들에게 환원했던 그는 도지사 취임 후에도 수원 광교 도청 신청사, 남양주 다산신도시 사업에도 동일하게 개발이익 환원제를 적용한 바 있다. 도내에 조성되는 3기 신도시에도 이를 적용한다는 계획을 최근 밝힌 바 있다.

30년 이상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다량 짓겟다는 구상도 내놨다. 실효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거셌지만 경기주택도시공사(GH공사)도 수원 광교에 중산층 임대주택을 조성키로 하면서 이 지사의 이같은 방침에 보조를 맞췄다. GH공사는 조만간 기존 중산층 임대주택 안을 보완해 적정한 임대료의 장기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 직주근접형 미래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부동산 문제가 이슈화된 점과 맞물려 고위공직자·정치인의 다주택 문제가 논란이 되자 이 지사는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역설하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법제화하겠다고 언급하고 미래통합당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가 통합당 당론화를 촉구하는 등 정치권 이슈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군산 공공배달앱 현장 찾은 이재명 경기지사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4월 17일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공공배달앱을 출시한 전북 군산시를 찾아 소상공인들과 공공배달앱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공공배달앱

이 지사의 정치 철학은 '억강부약(抑强扶弱·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움)'이다. 억강부약이 대표적으로 실현된 게 공공배달앱 추진이다. 국내 1위 배달앱인 '배달의 민족'이 소상공인에게 불리한 방식의 수수료 체계 개편을 예고하면서 논란이 일자, 공공 차원에서 소상공인들을 위한 배달앱을 추진키로 했다.

이 지사는 지난 4월 6일 배달의 민족 수수료 인상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모두가 공존하게 하는 것이 바로 정부의 역할인데 경기도고 이 문제에 대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도와 경기도주식회사, 민간전문가, 산하기관 관련 부서 등 민관이 참여하는 TF를 구성해 개발에 나섰다.

시·군 1곳을 선정해 오는 9월 시범사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으로, NHN페이코가 공공배달앱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된 NHN페이코는 기존 배달앱 업체, 배달대행사, POS사(판매정보관리시스템), 외식·유통 프랜차이즈 등 유수의 업체들과 함께 전국 최대 규모의 공공배달시스템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지사는 앞서 카드 수수료 제한처럼 업체들의 배달 수수료 결정도 법적 상한을 두는 제도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민간이 주도하던 플랫폼 경제에서 경기도의 공공배달앱이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들어낼지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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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5일 가평군 용추계곡 '경기도 아름다운 계곡 만들기' 현장을 찾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김성기 군수, 송기욱 군의회 의장과 불법 시설물 등이 철거된 계곡 주변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후 이 지사는 연인산 도립공원 탐방 안내소로 자리를 옮겨 지역주민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계곡·바다 정비

이 지사 취임 후 도가 시행한 다양한 정책 중 청정 하천·계곡 복원 사업은 도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낸 정책 중 하나다. 이 지사 스스로도 성과에 대해 "도민들이 느끼기엔 계곡 정비가 아닐까 싶다"고 언급했었다. "압도적 다수의 도민들에게 실질적 혜택을 줬다는 측면도 있고 '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도정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게 큰 것 같다"는 게 이 지사의 분석이다.

그동안 도내 하천과 계곡에 설치된 불법 시설물이 소위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방치되면서 해당 공간을 이용하는 도민들의 상당한 불편을 초래했다. 도는 지난해 6월부터 청정 하천·계곡 복원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최근까지 25개 시·군 187개 하천에 있던 불법 시설물 1천436곳 가운데 1천383곳(96.3%)을 철거했다.

도는 단순히 정비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주민과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청정 계곡 복원지역 생활 SOC 공모사업'에 선정된 가평·포천 등에는 주차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도는 곧이어 바다로 눈을 돌렸다. 하천·계곡처럼 바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불법 행위를 적극 단속하는 '깨끗한 바다' 만들기에 돌입했다. 도는 다음 달까지 해수욕장 불법 파라솔 영업과 포구 등지에 설치된 불법 시설물 등을 단속한다. 장기적으로는 폐어구, 어망 등 해양 쓰레기도 도가 직접 수거할 예정이다. 이 지사는 일련의 사업들을 추진하면서 "잘못된 관행을 끊어내 질서가 잘 지켜지고 공정한 환경이 되도록 공공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주·강기정·배재흥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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