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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권 무능 보여주는 여권의 그린벨트 자중지란
경인일보 발행일 2020-07-20 제19면
정부는 다주택자와 단기 보유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를 핵심으로 한 7·10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강남을 비롯한 서울 집값을 잡기위해서였다. 하지만 서울 주택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주택 거래시장이 폐쇄될 부작용이 예상되고 있다. 국민들은 정부 대책을 무대책이라고 비난하며 정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에 반발하는 시위대는 정부를 향해 신발을 벗어던졌다.

다급해진 당·정·청이 뒤늦게 주택공급 카드로 성난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대통령이 국회 개원연설에서 야당의 주택공급 확대 주장을 경청하겠다면서 탄력을 받았다. 핵심은 서울의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당·정은 주택공급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 검토에 들어갔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그린벨트 해제 검토가 범정부 차원의 검토 대상임을 밝히기도 했다. 덕분에 거대한 투기자본이 그린벨트 주변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범정부 차원의 검토 대상인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여권의 주요 인사가 줄지어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다. 범정부 논의의 사령탑이어야 할 정세균 총리는 19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린벨트를 한번 훼손하면 복원이 안된다"며 "신중하게 접근하는게 옳다"고 했다. 여권의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주목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그린벨트 해제 반대 입장을 언론에 밝혔다. 분양 광풍을 초래해 투기자본의 배만 불릴 것이란 이유에서다. 대신 도심 재개발, 경기도 신규택지 개발을 제안했다. 정권을 대신해 윤석열 검찰총장 비판에 앞장 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전날 자신의 SNS에 그린벨트 해제 반대 입장을 올렸다. 모두 차기 권력 예비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로, 부동산 정책에 대해 정권과 각을 세우고 나선 셈이다.

놀라운 일은 정부가 3년 넘는 세월 동안 22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으면서도, 공급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급대책은 규제대책의 성공과 실패를 보완하고 만회하기 위해 반드시 마련해 놓았어야 할 대책인데, 이제 와서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자중지란이니 민망하다. 그린벨트뿐 아니라 군 골프장을 공급용지로 전용하고, 도심 고밀도 개발 등 각종 아이디어가 난무한다. 22번의 규제 대책이 대책이 아니었듯이, 주택 공급정책도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식이니 제대로 된 대책을 기대하기 힘들다. 정권의 무능을 드러낸 부동산 정책이 여권의 대권 경쟁마저 본격화시키는 현실이 기가 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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