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뉴스홈

탑가기
코로나 칩거 폐해, 가정폭력 '우후죽순'
박현주 발행일 2020-07-24 제4면
2020072301001086700053461

인천 상담전화, 1월比 1.5배 늘어
警 '분리조치' 전년比 2배↑ 급증
특수상황 사각지대 발생 우려도


코로나19 이후 인천지역에서 가정폭력 관련 상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생활·경제 상황이 바뀌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여성긴급전화 1366에 따르면, 올해 인천에서 가정폭력으로 상담한 건수는 지난 1월 671건, 2월 632건, 3월 928건, 4월 877건, 5월 1천13건, 6월 1천40건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1월과 비교했을 때 1.5배가량 늘었다.

인천지방경찰청에서 2020년 1~6월 가정폭력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 가해자의 접근을 금지하는 긴급임시조치는 56건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경찰이 중대 사안으로 판단해 가정에서 '분리조치'한 사건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실제 인천에선 지난 4월 아내와 딸을 집안에서 한 달 넘게 손바닥과 주먹으로 폭행한 남편 B씨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되는 일이 있었다. B씨는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물며 가족들을 흉기로 위협하고 폭행한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다.

인천에서 가정폭력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 경찰관은 "코로나19 이후 드러나지 않은 가정폭력이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어렵게 신고해도 막상 보복이 두려워 사건 접수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학대예방경찰관이 직접 나서서 설득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생활·경제 상황이 바뀌면서 가정폭력 사건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가해자가 실직하거나 재택·단축 근무 등으로 가정 내에 머무르면서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은 높지만, 반대로 도움을 요청할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가정폭력 피해 당사자가 '피해자'라는 인식보다 '가족 간 문제'로 축소해 받아들이는 데, 이 같은 경향과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맞물리면서 사각지대가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여성가족부 여성폭력방지위원회 민간위원인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가족 간 접촉이 많아져 폭언, 폭행 등으로 고통받는 일이 많으나 선뜻 신고하기 힘든 여건"이라며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방식으로 피해를 알릴 수 있도록 구조 요청 '통로'를 다각화하고, 기관에선 단순히 피해자 의사에 따라 처벌 여부를 단정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사건 접수를 설득하는 등 사전, 사후 관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