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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돈 주고 분양권 확보 '울며 겨자먹는' 무주택자
황준성 발행일 2020-07-29 제12면
부동산대책 불구 효과없자 '선회'
분양·입주권 거래수 작년比 44%↑


"청약 가점은 낮고 아파트 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하니 결국 웃돈 주고 분양권을 샀네요."

화성에 사는 장모(39)씨는 지난달 '병점역아이파크캐슬' 분양권(전용 105.99㎡)을 6억4천500만원에 샀다. 분양가는 4억1천300만원이지만 2억원 넘게 웃돈(프리미엄)을 주고 간신히 구했다.

청약가점이 높지 않아 번번이 청약 경쟁에서 밀려 대출과 가족 찬스 등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로 자금을 마련했다.

장씨는 "4억원짜리를 6억원 넘게 주고 샀지만 앞으로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른다고 하니 마지못한 선택이었다"라며 "대출과 함께 가족에게서 빌린 돈을 갚아야 해 부담이 크지만 집값이 오른다면야 괜찮지 않겠냐"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이처럼 고공행진하는 아파트 가격과 어지간한 청약 가점으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경기도 내 청약 시장이 과열되면서 도내에서 분양권과 입주권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28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분양권·입주권 거래 건수는 3천634건으로 지난해 동월 2천520건 대비 44% 증가했다. 5월까지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엎치락뒤치락 했는데 6월에 급격히 상승했다. →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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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아파트 가격을 안정화 시키겠다고 호언장담했으나 초고강도로 평가되는 6·17 부동산 대책마저 시장에서 외면받자 결국 지친 무주택자들이 큰 웃돈을 주고서라도 분양권을 매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분양도 웬만한 청약가점으로는 안되다 보니 분양권 매입으로 선회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도내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지난 2017년 6.79대 1에서 올해 37.58대 1로, 도내 인기 단지의 청약가점도 안정권이 40점에서 50점 후반대로 대폭 뛴 상태다. 게다가 8월부터 수도권에서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사실상 금지돼 수요와 공급도 맞아 떨어졌다.

하지만 정부의 잇단 부동산 안정 대책에도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분양권 웃돈도 오르고 있다. 병점역아이파크캐슬의 경우도 올해 초 1억원대에서 최근엔 2억원 중반까지 오른 상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조금 더 지나면 분양권도 없어서 못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