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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유치원 식중독' 장기화… 속타는 학부모
공지영·신현정 발행일 2020-07-27 제7면
원인규명 늦어지자 폐쇄조치 연장 "기약없는 긴급 돌봄" 분통
교육당국 늦장대처… "자녀 분리불안·학습권 침해" 피해 호소

"우리 아이의 피해는 도대체 언제 끝나나요?"

장출혈성대장균감염이 집단 발생한 안산의 유치원 사태가 40여일이 지나도록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원아와 학부모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

원인규명이 답보상태에 빠지자 학부모들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며 사건이 유야무야 마무리될 가능성을 두고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유치원 폐쇄조치가 3번 연장되며 긴급돌봄 기간이 기약 없이 길어지고 있지만 교육당국의 대책이 없다.

7세 아이를 둔 학부모 김모씨는 "집단감염이 일어난 후부터 교육청 지침이 너무 늦었다. 사건이 6월 중순에 일어났고 우리 아이가 회복한 후 1주일이 지난 7월 초에야 안산 해양초 긴급돌봄 교실이 마련됐는데 음성판정을 받아야 긴급돌봄에 보낼 수 있다는 것도 늦게 알려줘 바로 긴급돌봄에 가지도 못했다"며 "유치원 폐쇄연장도 처음엔 1주일만 폐쇄하겠다 해서 기다렸는데 폐쇄해제 하루 전날에야 연장한다고 부모들에게 알렸다. 벌써 3번이나 이런 식으로 급하게 연장했는데, 학부모들은 아무 소식도 듣지 못한 채 매주 어디로 보내야 하나 걱정만 하고 돌봄계획을 전혀 못 짜고 있다"고 토로했다.

답답한 마음에 결국 다른 유치원으로 전원을 간 사례도 있다.

학부모 한모씨는 "사태가 빨리 끝날 줄 알고 아이를 해양초 긴급돌봄에 보냈는데, 원인규명도, 유치원 대책도 전혀 나온 게 없다. 원인도 나오지 않은 유치원에 아이를 다시 보내는 것이 걱정돼 결국 다른 유치원에 보냈다"며 "학부모가 교육부에 상록구 내 결원이 있는 유치원 리스트를 달라고 요구해서 겨우 받았다. 일일이 유치원마다 전화를 해서 보낼 수 있는지 물어 보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이들이 겪는 고통도 크다.

한씨는 "아이가 왜 유치원에 갈 수 없는지,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들도 들어서 현재 상황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고 매우 예민해졌다. 분리불안이나 말을 거꾸로 하는 등 퇴행을 보이기도 한다. 우리 아이 뿐 아니라 이 유치원의 아이들 상당수가 겪고 있다"고 했다.

김씨도 "일곱살이라 학교 갈 준비를 해야 하는데, 긴급돌봄은 말 그대로 '보육'이지 교육이 아니다. 영상 보거나 색종이 접기 하는 식인데 급식도 외부에서 사온 도시락으로 대체하고 있다. 아이들 학습권이 언제까지 침해당해야 하는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공사립교사로 구성된 교사지원단이 수업을 하고 있고, 긴급돌봄을 원하지 않는 학부모들이 다른 유치원에 보낼 수 있게 관내 유치원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고 답변했다.

/공지영·신현정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