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금, 보훈기금·공공재원 활용
회원권 회수·보상 반대 가능성 커
태릉골프장·軍 체력시설포함 유력
정부 소유 골프장에 주택을 공급하는 대책(7월 29일자 12면 보도='자취 감춘' 공동주택 매물… 공공부지 인근 부동산 '들썩')이 거론되는 가운데 대상으로 지목된 88CC·뉴서울CC 부지 활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설에서 발생하는 수입금이 공공재원으로 쓰이고 있는데다 회원권 보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9일 골프 업계에 따르면 보훈처가 관리·운영하는 골프장인 88CC는 운영비를 제외하고 매해 거둬들이는 수익 전액을 국가유공자를 위한 보훈기금에 보낸다. 1년에 보내는 금액만 120억~1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88CC는 보훈처가 설립한 88관광개발을 통해 운영되는 구조인데, 설립 목적 자체가 국가유공자 지원 경비를 마련하기 위한 시설로 마련됐다.
1987~88년 88CC가 회원권을 판매할 당시 가격이 2천600만원 가량이었고 국가보훈 목적의 시설이니만큼, 보훈성금을 많이 낸 사람부터 회원권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 가장 많은 성금을 낸 사람은 5천만원까지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당시 서울 강남의 아파트 한 채 가격에 버금갔다고 한다.
현재 88CC의 회원은 2천명 수준으로 회원권 시세가 2억원 가량이어서 보상금만 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보훈성금 목적으로 웃돈을 지불한 사례까지도 있어 개인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회원권 회수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뉴서울CC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뉴서울CC의 수익은 문화예술인을 위한 공공재원으로 쓰이고 있고, 회원들 역시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골프장 활용 주택건설'에 회의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어 추진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서울CC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만약 개발하게 되면 회원권을 보상해준다고 하지만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또 뉴서울CC는 캐디 노조까지 있어서 주택이 건설되면 일자리를 잃게 될텐데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회원제로 운영되지 않아 회원권 보상에서 자유로운 태릉골프장이 가장 유력한 개발부지로 손꼽힌다. 이 밖에 전국에 걸쳐 33개 가량 분포해 있는 골프장을 비롯한 군 체력단련시설이 정부의 공급대책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정부의 부동산 공급대책 진행 상황에 대해 "새로운 주택지를 발굴하는 여러 노력은 정부에서 같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또 당정 관계자는 "다음 주 부동산 대책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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