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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입법 권력 장악한 여당, 민주적 절차는 존중해야
경인일보 발행일 2020-07-30 제19면
어제 그제 국회 주요 상임위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관련법을 모두 단독 처리했다. 어제 법사위에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그제는 국토교통위에서 전월세 신고제 도입이 골자인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 등 7개 법안이, 기획재정위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및 거래세를 대폭 인상하는 종합부동산세법과 소득세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이, 행안위에서는 다주택자의 부동산 취득세를 인상하는 지방세법 개정안 등 2개 법안이 모두 통과됐다.

하나 같이 현재 진행중인 부동산 대란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들이다. 개정 효과를 놓고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전문가들의 견해는 첨예하게 부딪혀왔다. 임대차 3법(전월세 신고제,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만 해도 임차인인 전월세입주자들의 권한 보호를 위해 합당하다는 의견과 임대료의 과도한 상승으로 오히려 임차인의 부담만 늘린다는 견해가 맞선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아파트 전세가가 급상승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다주택자 과세 강화도 부동산 시장 안정에 미칠 긍정적, 부정적 영향에 대한 상반된 견해가 대립한다.

따라서 국회의 해당 법안 처리는 엇갈리는 시장의 반응과 대립하는 전문가들의 견해들에 대해 충분히 심사해야 마땅했다. 정쟁법안이 아닌 민생법안인 만큼 법안 하나 하나가, 문구 한줄 한줄이 민생에 미칠 영향을 꼼꼼하게 따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국회의 입법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당은 소위의 법안심사도 거르고, 상임위 찬반토론도 없이 야당의 불참을 이유로 모두 단독 표결로 당·정 합의안을 처리한 것이다.

여러번 지적했듯이 민주당은 지난 총선을 통해 입법 권력을 장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보해도 될 법사위원장을 고집하는 바람에 국회 상임위원장 전체를 단독으로 장악하는 정치적 부담을 떠안았다. 야당에 법사위원장을 줘도 법안 심사 절차의 시간이 문제였지, 여당이 원하는 법안을 처리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이번 4개 상임위 부동산관련법 처리과정에서는 심의, 심사 절차마저 생략했다. 소위 구성에 미온적인 야당 탓을 하지만, 입법 절차 마련을 위한 야당 설득에 얼마나 노력했는지 의문이다.

입법 권력을 장악한 여당이 법안 처리의 민주적 절차마저 무시한다면, 향후 국회는 과반 1당의 입법 독주가 관행화될 것이다. 민주화의 주역인 여당이 할 일인지 자문자답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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