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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치 실종 우려되는 여당의 입법 속도전
경인일보 발행일 2020-08-03 제19면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관련 입법을 상임위에서 통과시키고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제와 전월세 상한제를 내용으로 하는 법안은 본회의 문턱을 넘자마자 곧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소위 구성에 소극적이었던 미래통합당은 안건조정위원회와 필리버스터 등 국회법의 범위내에서 법안 통과를 막는 수단을 활용하지 못한 전략의 부재와 대안의 실종이라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지만, 야당을 배제한 민주당의 행태는 의회주의와 협치라는 기본방향과 부합하지 않는다.

임대차법은 부동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의제로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여권의 문제의식을 반영한 법안이다. 내용에서 긍정과 부정의 양면이 있음에도 소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바로 상임위에 상정해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마치 군사작전 하듯이 처리한 절차의 정당성은 합리화 할 수 없다. 문제는 향후 여야가 대립하는 모든 법안을 이러한 국회운영방식을 적용해서 처리할 것이냐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표를 몰아준 지난 총선의 민의는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라는 것"이라며 향후 다른 입법도 속도전과 밀어붙이기로 임할 뜻을 분명히 했다.

다수결과 합의 중 의회를 어느 방향으로 운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항상 논란의 대상이었다. 다수결은 수적 우세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반대하는 세력의 저항은 피할 수 없다. 다수결이 안고 있는 결정적 한계이며 논의구조의 활성화와 다양화를 통해 합의를 모색하려고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회에서 일반의결정족수는 합법의 영역안에 있다.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치명적 약점이 다수의 횡포이고 소수의 이익이 배제되는 것임을 모르지 않지만 합의가 불가능할 때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 또한 민주주의의 한 수단이다. 문제는 얼마나 공적 합의를 위해 소수를 배려하고 절충과 타협을 시도했느냐에 있다.

민생 법안 입법의 절차적 정당성이 중요한 이유는 동일한 결과를 도출하더라도 논의과정에서 문제점이 걸러지고 반대측의 저항을 최소화함으로써 정책의 실질적이며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거대의석을 가진 집권당답게 야당을 논의구조로 끌어들이기 위한 설득과 배려의 자세를 포기하면 안된다. 통합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 보다는 여권의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절실하게 국민에게 호소한다면 비록 법안 통과를 막지 못하더라도 대안정당과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정치복원을 위해 정치의 역동성이 다시 가동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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