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뉴스홈

탑가기
[사설]옥상옥 조달시스템 우려하는 경기도 기업들
경인일보 발행일 2020-08-04 제19면
전국 인구의 24.9%를 차지하는 경기도는 기업체 수만 78만여 개에 달한다. 그만큼 공공조달 수요가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다. 지난해 말 경기도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조달금액은 6조6천159억원이다. 전국 시·도 중 1위로, 이와 연동해 도와 시·군 산하기관이 부담한 조달 수수료만 3년간 246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현재 경기지역을 별도로 관할하는 지방조달청이 없어 도내 기업들은 지방청마다 다른 업무지침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현재 서울지방조달청은 파주·의정부·가평 등 17개 경기북부지역을, 인천지방조달청이 수원·용인·화성 등 14개 경기남부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와 도내 경제단체, 중소기업, 도·도의회 등은 2008년부터 정부에 경기도 지방조달청 신설을 꾸준히 건의해 왔다. 행정안전부가 특별지방행정기관 신설 최소화 방침을 고수하면서 반대하자 경기청 신설 대신 인천청을 광역단위인 경인청으로 확대해 도내에 지역사무소를 두는 방안을 제시했고, 조달청이 이에 지난 3월 정부에 조직개편안 승인을 요청해 이달 말 결정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도가 지난 7월 '자체 조달시스템' 구축 계획을 밝히면서 경인청으로의 조직개편이 자칫 수포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의 자체 조달시스템 구상은 기존 나라장터(조달청 조달시스템)의 물품 가격이 비싸고 수수료 책정도 불공정하다는 문제 인식에서 출발했다. 도는 이 시스템을 통해 시장 단가를 적용해 조달비용을 감축하고, 발생 수익은 시스템을 공동 운영하는 지방정부에 배분한다는 계획이다. 도의 입장에선 국민 세금인 조달 비용을 감축하는 합리적인 행정이라 할만 하다.

하지만 정작 조달 상품을 납품해야 할 기업들은 우려하고 있다. 도의 자체 조달시스템이 지방조달청 조달업무와의 중첩을 배제할 수 없어 정부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기업들은 중앙정부의 경인청과 경기도 조달시스템이 동시에 가동될 경우 중복 시스템을 이용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들고 시스템별로 다른 지침으로 발생하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경기도는 경인지방조달청과 도의 조달시스템이 함께 작동될 경우 부작용이 없을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관련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