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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역할론 주목
임승재 발행일 2020-08-05 제15면
시청핸드볼팀 갑질 말썽 '징계'
상임부회장 폐지 손들어주기도
폭력 근절 등 현안 계속 늘어나

"그렇게 막강한 권한이 있는 줄 몰랐네요."

최근 인천 체육계의 굵직한 현안들을 다루고 있는 인천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인천시청 여자핸드볼 실업팀 후배 선수들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오영란 선수 겸 코치에게 징계를 준 곳도 다름 아닌 공정위였다.

이같이 징계에 관한 사항을 비롯해 시체육회의 규정을 제·개정하거나 지역 체육계에서 불거지는 분쟁을 조정하는 등 공정위가 지닌 권한에 대해 인천의 한 체육인은 "그 정도로 힘이 센 곳이었느냐"며 "스포츠 폭력 근절 등 체육계의 현안이 많아 앞으로 역할이 더 커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체육인, 교수, 변호사, 시민단체 활동가 등 각계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공정위는 체육회와 관계 단체의 임원, 지도자, 선수, 체육동호인, 심판, 운동부에 대한 징계 등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징계 혐의자와 관계된 형사 사건이 유죄로 인정되지 않았거나, 수사기관이 해당 사안을 수사 중이더라도 징계할 수 있다. 반대로 체육발전에 공헌한 단체나 개인에겐 포상을 결정한다. 뿐만 아니라 10개 군·구 체육회와 회원종목단체 임원 등의 연임 여부도 심의한다.

공정위에는 시체육회를 '견제'하는 기능도 있다. 시체육회는 규정을 만들거나 고칠 때 이사회 의결 등을 거치는데, 그 전에 공정위가 이를 심의·의결한다. 시체육회가 공정위의 반대에 부딪히면 규정을 손보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시체육회가 조직 운영의 실권을 쥐었던 상임부회장이란 직제를 오랜 논란 끝에 지난해 초에 폐지할 수 있었던 것도 공정위가 시체육회의 손을 들어줘서 가능했다.

시체육회 초대 민간 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이규생 회장은 선거운동 당시부터 '공정'이란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스포츠야말로 가장 공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던 이 회장은 취임 이후엔 회장 직속으로 '스포츠공정실'이란 감사 조직을 설치했다.

이런 배경 아래 2016년 체육회 통합(엘리트체육, 생활체육)과 함께 만들어진 공정위의 위상이 민간 체육회장 시대를 맞아 더욱 견고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 한범진 위원장은 4일 "인천시청 핸드볼팀 사안과 관련해선 오영란과 피해를 주장하는 후배 선수들 간 주장이 크게 엇갈리고, 시체육회 스포츠공정실의 조사 내용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시피 해 공정위가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향후 공정위에서 일종의 소위원회를 구성해 스포츠공정실과 함께 관련자 진술을 받는 등 조사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