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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매립지協 건강검진 병원 잡음… 주먹구구식 선정방식 '도마위'
공승배 발행일 2020-08-05 제6면
서구 한 의료법인, 문제 제기 진정
'구체적 평가기준' 없이 위원 투표
"맘만 먹으면 부정행위 가능" 지적
"신청 6곳 객관적 자료 전달" 해명


수도권매립지 주변 주민들의 건강검진 병원 선정을 두고 잡음이 나오고 있다. 주민 건강검진은 수십억원이 투입되는 수도권매립지의 대표적인 주민지원사업인데 병원을 선정하는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인천 서구 등에 따르면 최근 서구에 한 의료법인으로부터 수도권매립지주민지원협의체(이하 협의체)의 주민 건강검진 대상 병원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의 진정이 접수됐다.

제기된 문제 중 하나는 협의체 내 선정 방식이다. 채점표 등 구체적인 평가 기준 없이 협의체 위원들의 투표로 대상 병원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협의체는 지난 5월, 2020년 8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실시하는 건강검진 참여 병원을 새로 모집했는데 모두 6개의 병원이 신청했다.

협의체 위원들은 먼저 투표를 통해 검진 병원을 2개로 정하고, 1인당 2곳의 병원에 'O'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투표했다. 그 결과 A 병원이 18표, B 병원이 17표를 받아 대상 병원으로 선정됐다. 협의체 위원이 전체 21명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위원이 두 병원에 '몰표'를 주었다는 것이다.

진정을 제기한 의료법인 관계자는 "협의체 사무국에서 각 병원이 제출한 제안서를 위원들에게 배포했지만, 선정을 위한 구체적인 평가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상황에선 협의체 회장단이 의도하는 방향대로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고, 마음만 먹으면 담합 등 부정행위가 일어날 위험도 크다"고 했다.

실제로 건강검진 대상 병원으로 선정해달라며 돈이 오간 적도 있었다. A 병원의 병원장 등이 2011년경 당시 협의체 위원장에게 "건강검진 병원으로 지정해달라"며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돼 2016년 병원장과 협의체 위원장이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수도권매립지 영향권 지역 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검진은 주민들이 정해진 병원에서 무료로 검진을 받으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병원 측에 주민지원기금으로 검진비를 지급하고 있다. 2018년 4월부터 2019년 3월까지는 1만6천여명이 검진을 받았으며, 사업비로는 약 41억원이 쓰였다.

수도권매립지주민지원협의체 관계자는 "투표 전 검진 참여를 희망한 6개 병원에서 전년도 건강검진 실적과 의료기관평가인증 등의 객관적 자료를 받아 협의체 위원들에게 모두 전달했다"며 "각 병원에서 위원들을 대상으로 발표회도 진행했다. 위원들이 이 같은 자료를 검토했을 것"이라고 했다.

서구는 해당 진정을 소관 기관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로 이관할 예정이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