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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연일 폭우 원인은? '이상고온'과 '수증기유입'
김동필 입력 2020-08-06 18: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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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 6일 서울 성동교 인근에서 한 시민이 우산이 뒤집어지지 않도록 한 손으로 우산 끝을 잡고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연일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각지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올해 물폭탄의 이유로는 이상고온으로 인한 블로킹현상과 따뜻한 수증기가 지목된다.

6일 수도권기상청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경기도엔 평균 370.1㎜의 많은 비가 내렸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곳은 연천으로 709.5㎜가 내렸고, 가평(586㎜), 여주(494.5㎜), 포천 (482㎜), 안성(454.5㎜)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번 비는 취약시간대인 밤~새벽 사이 많이 내렸다. 지난 5일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화성엔 139.5㎜, 군포엔 126㎜ 등 평균 99㎜에 달하는 비가 집중적으로 내렸다.

이번 장맛비가 길고, 많이 오는 이유는 '이상고온'과 '수증기유입' 2가지로 요약된다.

6월 하순께 시베리아 지역에 최고기온이 38도가 넘는 이상 고온현상이 발생했다. 이 때 북극 지역 해빙이 가속화하면서 찬 공기가 우리나라 인근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왔다. 이 무렵 동시베리아와 우랄산맥 바이칼호 인근에 '블로킹'이 발달했다. 블로킹이란 고위도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는 키가 큰 온난고기압을 뜻하는데, 이로 인해 북극에서부터 내려온 찬 공기가 갇히면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와 만났다.

북태평양고기압은 우리나라 여름철 날씨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기온이 높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찬 공기와 닿으면 정체전선을 형성하는데, 이는 장마로 이어진다. 평년엔 정상적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찬 공기를 밀어내면서 자연스레 정체전선이 한반도 북쪽으로 이동하고, 장마가 끝난다. 하지만 올해는 블로킹으로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힘을 쓰지 못했다. 정체전선이 중부지역에 계속 머무른 채 오르내리면서 폭우를 쏟아낸 이유다.

게다가 지난 1일 발생한 4호 태풍 '하구핏(HAGUPIT)'이 열대저압부로 약화하면서 태풍이 몰고 온 많은 수증기가 남서풍을 타고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됐다. 기온이 높은 낮엔 유입한 수증기가 대기 안에 머물렀지만, 기온이 내려간 밤에는 대기가 이 수증기들을 머금지 못하면서 비구름으로 변해 밤에 강수가 집중됐다.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폭이 좁은 비구름대는 강수강도가 강약을 반복하고, 지역간 편차가 큰 이번 비에 영향을 크게 끼치기도 했다.

현재 비구름대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수도권에 내려진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7~8일 사이 또 다시 많은 비가 예상되는 까닭이다.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에 전선이 형성되면서 남서쪽에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돼 7~8일 경기남부를 중심으로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예상된다. 8일엔 저기압이 서해상으로 다가오면서 시간당 50~100㎜로 빗줄기는 더 강해질 전망이다.

예상강수량은 경기남부지역 100~200㎜, 많은 곳은 300㎜다. 인천·서울·경기북부는 50~100㎜로 예상된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속출했는데 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저지대와 농경지 침수, 산사태, 축대붕괴 등 비 피해가 없도록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