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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수위계측장치없는 경기도 저수지들 '재해위험 노출'
김준석 발행일 2020-08-10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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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지자체 146곳 중 18곳만 설치
대다수 소형시설 실시간관측 안돼
이천·안성·포천 등 물난리 잇따라
'수천만원 도입비용' 시·군 부담감


지난주 집중호우로 둑이 무너져 내린 이천 산양저수지와 안성 북좌저수지, 관리인이 보트를 타고 나갔다가 실종돼 아직 발견되지 않은 포천 중리저수지 등 사고가 발생한 이들 저수지 모두 '자동 수위계측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폭우로 순식간에 불어난 수위 등 재해위험에 미리 대응할 시스템이 없었던 셈인데 경기도내 시군이 관리하는 저수지 대부분이 이 같은 상황으로 재해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9일 도내 시군 등에 따르면 가평·이천·남양주·양평·하남·용인·안성·포천 등 8개 지자체가 관리하는 저수지 146곳 중 수위계측장치가 설치된 곳은 18곳(12.3%)이 전부다. → 그래프 참조

장마철 집중호우와 산 등의 계곡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저수지가 넘쳐날 가능성이 커졌지만 실시간 수위 모니터링을 통해 사전 대응에 나설 수 있는 저수지가 10곳 중 1곳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30만t 이상(저수량 기준) 규모의 저수지와 달리, 시군 관리 저수지는 30만t 이하로 대부분 20만t이하이다. 그러나 20만t 이하의 작은 저수지여도 인근에 마을이 위치할 경우 재해 가능성이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지난 2~3일 저수지 둑이 무너져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거나 10여가구가 물에 잠기고 주변 가건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등의 피해를 입은 이천 본죽·산양저수지 모두 저수량이 각각 3만3천·6만t밖에 안 되는 소규모 저수지였다. 규모가 큰 안성 성은2저수지(21만t)와 상지저수지(30만t) 등도 수위계측장치가 없어 재해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반면,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저수지는 모두는 자동 수위계측장치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도내 재난안전을 책임지는 경기도는 각 시군 저수지의 수위계측장치 설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시군 지자체들은 관내 소규모 저수지 비중이 더 높다거나 수위계측장치 설치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설치비용만 최소 2천만원이 넘고 중대규모보다 소규모 저수지 비중이 훨씬 크다"면서도 "저수지 규모가 작더라도 인근에 주민들이 살고 있으면 재해위험이 있어 수위계측장치를 늘리려는 검토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