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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장마… 곡물운반선 '죽을맛'
김주엽 발행일 2020-08-10 제12면
4척 하역 못한채 인천내항 정박
하루 용선료 최고 600만원 달해
15일까지 예보… 선사·화주 '타격'


유례없이 길어진 장마로 인천항에 입항하는 곡물운반선 화주와 선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장마가 계속되면서 비에 취약한 곡물이나 사료 부원료 하역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인천내항부두운영(주)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현미 약 1만t을 싣고 인천 내항에 입항한 곡물운반선은 아직도 정박 중이다. 화물 하역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서다. 일반적으로 1만t가량의 곡물을 하역하는 데 5일 정도 필요하지만, 이 곡물운반선은 비 때문에 작업이 늦어지면서 아직 2천500여t밖에 처리하지 못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 곡물운반선이 들어온 지난달 17일부터 이날(8월9일)까지 인천지역에 비가 오지 않은 날은 나흘에 불과했다.

곡물운반선 상부의 해치 하나를 여닫는 데에는 30분 이상의 시간이 걸리므로 날씨가 조금이라도 흐리면 아예 작업을 진행하지 못한다는 게 항만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갑자기 비라도 쏟아져 쌀이나 사료 부원료가 비를 맞으면 바로 썩어버리기 때문이다.

지난달 17일 오후에 입항한 이 곡물운반선은 처음 이틀만 작업할 수 있었고, 나머지 기간은 부두에 계속 정박하고 있는 상태다. 인천 내항에서 하역 작업을 못 한 채 장기간 정박 중인 곡물운반선은 4척에 달한다. 기상청은 오는 15일까지 비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선사와 화주들의 손해가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천내항부두운영 관계자는 "1만t급 곡물운반선 기준으로 하루 용선료가 4천~5천달러(약 470만~600만원)에 달한다. 작업 지연으로 선사는 1억2천만원 이상의 비용을 추가로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날씨는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