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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때문에… 돼지열병·과수화상병 방역 비상
배재흥·남국성 발행일 2020-08-11 제1면

'재입식은 언제쯤'…텅 빈 축사 방역
장마철이 끝나고 무더위가 찾아오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위험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축산농가들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10일 오후 파주시 적성면 한 돼지 농가에서 재입식을 기다리며 농장주가 텅 빈 축사를 방역하고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야생멧돼지서 바이러스 계속 검출
예방울타리 유실됐는데 정비 난항

화상병 피해 안성 '빗물 전염' 긴장


연이은 기록적인 폭우의 영향으로 경기도의 농축산물 관련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과수화상병 방역망에 비상이 걸렸다. 강한 비바람 탓에 바이러스가 재차 전파되는 변수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7일 ASF 위기경보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이후 도는 현재까지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자 방역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연천의 한 농가를 끝으로 추가 확진은 없는 상태다. 다만 포획된 야생 멧돼지 가운데 일부에서 바이러스가 꾸준히 검출되고 있어 아직 안심할 수 없는 단계다.

이런 와중에 잇단 집중 호우는 도의 방역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도는 농가에 출입하는 사람과 차량뿐만 아니라 축산차량 운행이 잦은 주요 도로 등 전파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폭넓게 소독하고 있다. 그러나 비가 내릴 경우 소독 효과가 없어 최근에는 이 지역들을 소독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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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 끝나고 무더위가 찾아오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위험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축산농가들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10일 오후 파주시 적성면 한 돼지 농가에서 재입식을 기다리며 농장주가 텅 빈 축사를 바라보고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또한, 야생 멧돼지의 농가 침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예방 울타리 일부가 이번 폭우로 유실돼 즉각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비가 계속 내려 울타리를 수리하기도 마땅치 않은 형편이다. 게다가 이번 장마가 끝난 이후에는 무더위와 함께 쥐와 해충 등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도의 방역 부담이 장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비 때문에 그동안 하던 소독 등 방역 작업에 어려움이 있다"며 "농장주들에게 외출 시 개인 소독을 철저히 하라고 당부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수화상병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내 과수화상병 피해가 집중된 안성지역에 수해가 크기 때문이다. 

 

화상병 세균은 빗물로도 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극심한 비 피해로 최근 특별재난지역으로까지 지정된 안성지역에는 지난 8일 기준 도내 과수화상병 발생 농가 70%가 있다.


[경인포토] 장마철 과수화상병 매몰지 점검
10일 오후 안성시 중리동 한 과수화상병 매몰지에서 안성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이 호우로 인한 토사유출과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실제로 이번 호우로 안성지역 매몰지 2곳에서 흙이 일부 쓸려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된 나무는 1m 이상 깊게 땅을 파서 매몰하기 때문에 묻힌 나무가 유실되는 등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태풍 상륙 등으로 수해가 더 커지면 위험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측은 "비가 오니까 흙이 쓸려 내려갈 수 있는데 아직 묻힌 나무들이 유실되거나 하는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세균이 번지거나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비로 인한 확산 문제와는 별개로 과수화상병 발생은 올해 더 많은 편이었다. 지금은 그래도 안정된 상태지만 언제든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신고를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배재흥·남국성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