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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토지거래허가제 찬성 높지만 신중하게 결정해야
경인일보 발행일 2020-08-18 제19면
경기도민 60%가 도내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시행에 찬성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가 지난 13~14일 18세 이상 도민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다. 반대의견은 35%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경기도가 독자적인 토지거래허가제 확대를 검토하면서 찬반 여론이 극심하게 엇갈리자, 이재명 지사가 공개적인 도민 의견 수렴 의지를 표명한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이 지사는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시행을 결정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은 셈이 됐다.

토지거래허가제는 토지소유의 편중 및 무절제한 사용의 시정과 투기로 인한 과도한 지가상승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국토부장관과 시·도지사에게 권한이 있다. 현재 도내에는 고양시 GTX 대곡역세권 개발지구, 성남 제2판교테크노밸리 조성 지구 등이 도지사 지정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3기 신도시 예정지역이 국토부장관 지정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다. 개발예정지역에 대한 투기를 막기 위한 한시적 조치이다. 그런데 이 지사는 토지거래허가제를 실거주 목적의 주택 거래만 허용하는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으로 활용할 구상인 듯하다.

백약이 무효인 부동산 정책으로 대정부 불신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경기도 차원의 토지거래허가제를 대안정책으로 제안한 셈이다. 하지만 이 지사 역시 단독 결정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집단지성의 힘으로 경기도 부동산 정책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도민 의견 수렴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이유이다. 이제 토지거래허가제를 지지하는 다수의 민심이 드러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만큼, 제도 확대 시행은 이 지사의 결단에 달렸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제를 지지하는 다수의 민심이 확인됐다고, 그냥 밀어붙일 일인가는 생각해 볼 대목이다. 이 지사 말대로, 제도 확대 시행에 따른 '유용성과 부작용 분석'과 '시간적 공간적 범위'와 '허가 대상인 거래유형의 결정' 등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부동산에 성난 민심은 부동산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면 토지거래허가제가 필요하다고 지지할 수 있으나, 제도시행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정책결정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정작 이 지사의 고민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이제부터 깊어질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조롱거리가 된 마당에, 경기도 토지거래허가제가 의미있는 대안이 될지 여부에 따라 이 지사의 정치적 명운이 결정될 수 있는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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