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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위기 맞은 인천공항, 해법은·(中)]항공 MRO산업 지금이 적기
정운 발행일 2020-08-20 제1면
중국보다 '안전'… MRO(수리·정비·분해조립)산업 반전의 시간
운송 중심 성장… 정비분야 걸음마
年 1조4천억 해외외주… 의존 심화
코로나 사태 '신뢰' 물량수주 유리
외국기업 유치 클러스터 조성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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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은 지난해 국제여객 기준 세계 5위를 기록했다. 항공 물동량은 3위를 차지했다.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43개 항공사는 전 세계 143개 도시를 연결한다.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뜨고 내린 항공기는 하루 평균 1천100대가 넘는다. 인천공항과 함께 항공산업도 성장을 거듭했다.

1969년 3월1일 항공기 8대로 시작한 대한항공은 지난달 기준 164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했다.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새로 설립된 항공사는 10개에 이른다. 이 중 2개 항공사는 신규 취항을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은 '운송'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항공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MRO(수리·정비·분해조립) 부문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천시 등 지역 사회가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MRO 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급격하게 확산한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이 변화가 인천공항 MRO 산업을 활성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를 잇는 공급망의 연결고리가 얼마나 부실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 글로벌 기업들은 낮은 인건비를 토대로 한 효율성을 지향하면서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생산기지를 뒀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중국에서 확산하면서 중국 내 공장들은 잇달아 '셧다운'에 들어갔다. 이는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줬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이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국내외 기업들이 고민하는 '리쇼어링'(해외 공장의 국내 복귀)은 전 세계 공급망의 기준을 '효율'에서 '안정'으로 바꾸는 움직임이다.

우리나라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자가 항공기에 대한 정비를 진행할 뿐 MRO 부문이 산업으로 성장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 LCC(저비용항공사) 대부분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에 기체와 엔진 정비 등을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해외 정비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MRO 시장(민간항공기) 규모는 2018년 기준 연간 2조6천억원에 달하는데, 해외 외주로 지출한 비용이 1조4천억원에 이른다. MRO 부문의 해외 의존도는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안정을 중요시하는 전 세계 흐름은 '국내 항공 MRO 산업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안정적으로 항공기를 정비·수리하기 위해선 국내에서 작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해외 MRO 물량을 수주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일대에 MRO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165만㎡ 규모의 부지를 마련했다. 인천시는 MRO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항공정비공용장비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천시 이상욱 항공산업팀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효율성을 중요시하던 가치 기준이 '안전'과 '안정'으로 바뀌고 있다. 인천공항 MRO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적기"라며 "국내 방역 성과와 우수 인력을 강조하며 해외 기업을 유치하고, 국내 기업의 MRO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