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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인천서도 전세 품귀현상… 직접 현장 가보니
박경호 발행일 2020-08-24 제6면
1곳에 4쌍 몰려 집구경… 신혼부부들, 발품 '진땀'
전세 매물 "어디 갔나"
23일 인천시 계양구 용종동의 한 부동산중개사사무소 유리창에 아파트 전세난을 실감하듯 매매를 알리는 안내문만 가득 붙어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정부 부동산대책에 매매만 내놓아
역세권 단지 중소형 '사실상 실종'
긴 장마·코로나 재확산도 '걸림돌'
"서울 풍선효과로 전세난 심화돼"


인천지역도 수도권 전세난을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예비·신혼부부 등이 선호하는 지역에서는 가뜩이나 부족한 데다가 가격마저 서서히 오르고 있는 전셋집을 구하려고 한바탕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인천 계양구 A아파트(420여가구)는 인천도시철도 1호선 역세권이면서 공항철도 환승역과도 가깝고 중소형 규모로 신혼부부나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전셋집으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올해 6월 이후 전셋집이 나오지 않고 있다. A아파트 인근 다른 단지들도 전세가 사실상 사라졌다.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 주말마다 A아파트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들을 찾았는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정부 부동산대책 영향으로 집주인들이 전세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매매로 내놓는 집만 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같은 기간 공항철도 역세권인 서구 일대 아파트단지와 경인전철·서울지하철 9호선 역세권인 부평구 일대 아파트단지 등지의 중개업소를 돌았다.

하지만 수백 세대 규모의 단지별로 '귀한 전세'라고 쓰인 1~2세대만 있을 뿐 전반적으로 전셋집이 자취를 감췄다. 매달 3~4건씩 꾸준히 전세 거래가 있던 지하철 9호선 역세권의 부평구 B 아파트(270여가구)는 올해 5월 이후 전세 계약이 끊겼다.

이들 지역에 신혼집을 마련하길 선호하는 젊은 부부들은 주말마다 전세를 찾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매매는 어렵고, 아직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최근 긴 장마와 코로나19 재확산 추세도 집구경을 해야 하는 전셋집 구하기의 걸림돌이 됐다.

전세로 나온 아파트 1곳에 신혼부부 4쌍이 집을 구경하겠다고 몰리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전셋집이 나오자마자 하루 만에 계약이 체결되는가 하면, 부부 2쌍이 동시에 계약의사를 밝히자 그 자리에서 전세금을 1천만원이나 올려버리는 집주인도 있었다.

올해 결혼을 앞둔 한 예비 신혼부부는 "인천 계양구, 부평구, 서구 일대에서 두달 가까이 전셋집을 구하고 있는데, 전세가 부족하고 가격이 점점 오르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괜찮은 집이 나오면 고민할 새도 없이 마치 BTS 공연티켓을 예매하듯 초를 다투며 계약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계양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공항철도, 경인전철, 9호선 등이 있는 인천지역 역세권에 최근 들어 서울이 직장인 사람들의 전세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며 "인천 내 전세수요에 정부 부동산대책 이후 풍선효과로 서울의 전세수요가 더욱 몰리면서 전세난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