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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조항 없는 '전월세전환율' 현실에선 코웃음
황준성 발행일 2020-08-24 제10면
경기 6.0%·인천 6.1% 평균 결과
법정 '4.0%'보다 한참 높게 조사
분쟁조정·소송 등 구제 '높은 벽'
업계선 "2.5%로 낮춘다고 될까"


정부가 전월세전환율(이하 전환율)을 4.0%에서 2.5% 수준으로 낮춰 세입자의 월세 부담을 낮추는 대안을 내놨지만 업계에서는 현실에서조차 4.0%의 법정 전환율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실효성을 지적하고 있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의 전환율은 지난 6월 기준 5.9%로 현재의 법정 전환율 4.0%보다 1.9%포인트 높다.

경기도(6.0%), 인천시(6.1%), 서울시(5%) 등 수도권은 평균 5.4%였고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등 5대 광역시는 6.8%에 달했다. 심지어 경기도를 제외한 8개 도의 평균은 7.5%로 법정 전환율의 두 배에 가까웠다.

지방이 더 높은 이유는 낮은 보증금이 원인으로 꼽힌다. 보통 전환율은 집주인과 세입자가 서로 협의를 통해 결정하는데 지방의 경우 수도권보다 보증금이 낮다 보니 집주인들이 그만큼 더 월세를 받아 충당하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게다가 전환율은 2001년 처음 만들어져 2016년 11월 개정돼 이후부터 '기준금리+전환비율(3.5%)'이 법정으로 적용됐지만 단 한 번도 4.0% 이하가 된 적이 없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전국 평균 6.0%를 넘었고 전세시장이 안정됐던 지난 1월에야 그나마 5.9%로 떨어졌다. 올해 7월과 8월의 수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전세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는 만큼 6%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법정 전환율이 현실에서 무시되는 것은 현행법상 권고사항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키지 않아도 어떠한 규제가 없다 보니 '을'인 세입자 입장에서는 '갑'인 집주인의 의견을 전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물론 10월부터 법정 전환율을 2.5% 수준으로 낮추면서 집주인이 전환율을 넘는 월세를 받을 경우 정부는 세입자가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 또는 민사소송(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활용해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장치를 만든다고 했다. 하지만 이도 세입자 입장에서는 장벽이 높다.

분쟁조정위의 조정안은 당사자들이 수락하는 경우에만 조정이 성립되며 조정 결과가 나와도 강제력이 없어 일방이 거부하면 효력이 없다. 민사소송의 경우는 소송에 드는 비용이나 시간이 세입자에게 부담이 따른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법적 강제성이 없어 지금도 지켜지지 않는데 전환율 수치만 낮췄다고 될지 의문"이라며 "괜히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만 심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