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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매립지주민지원협의체 주민지원기금 집행 감시… SL공사, 법 개정 시동건다
공승배 발행일 2020-08-28 제4면

사용 적절성 감시 조항 '미비' 불신
협의체 잇단 비위 투명성 확보취지
관계기관과 폐촉법 실태 개선 협의
정부 "비현실적 규정 수정 고민중"


경찰이 수도권매립지주민지원협의체 주민지원기금 횡령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8월 25일자 6면 보도=횡령의혹 수도권매립지주민지원협의체, 警 압색… 작년 집행내역 확보했나)에 착수한 가운데,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주민지원기금 집행을 감시하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깜깜이' 예산 집행으로 비위 행위가 잇따르는 주민지원기금에 사후정산 의무화 등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는 주민지원기금 집행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환경부 등 관계 기관과 근거법인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하 폐촉법)' 개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경인일보 보도를 통해 매년 5억원 이상의 주민지원협의체(협의체) 운영비가 주먹구구식으로 쓰이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주민지원기금 집행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수도권매립지의 주민지원기금은 폐촉법에 따라 조성, 집행된다. 지난해 조성된 기금은 약 194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현행법은 이 기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등 사용의 적절성을 감시할 수 있는 조항이 미비한 실정이다.


기금 조성과 운용 실적을 환경부에 보고하도록 하고는 있지만 조성 금액과 집행 금액, 잔액 등에 대한 보고만 이뤄져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L공사가 올해 협의체 구성 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협의체 운영 예산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려 했지만 협의체 측에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수포로 돌아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SL공사의 주민지원기금 집행 내역 공개도 부실한 것으로 밝혀져 기금 집행에 대한 불신이 더욱 큰 상황이다. 현행법은 지원사업의 내용과 지원 금액, 대상 지역 등 구체적인 내용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고 있지만, SL공사는 사업비 총액과 대표 사업 내역만 공개해 왔다.

특히 협의체 운영비는 집행 금액만 공개하고 있어 시민들이 세부 집행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SL공사 관계자는 "폐촉법은 주민지원기금을 운용·관리해야 한다는 규정은 있지만, 이 외에 사후정산 등에 대한 명시적 근거 규정은 없다"며 "이 같은 부분을 포함해 법 전반에 걸쳐 개선할 사항이 있는지 협의하고 있다. 홈페이지 집행 내역 공개는 시스템 개편 작업 중으로, 9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협의체 운영비의 경우 한 번에 돈을 주고 나중에 정산하고 있으니 돈을 비정상적으로 사용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됐든 집행 방식을 지금 방식에서 바꿔야 한다고 환경부도 인지하고 있다. 또 폐촉법에서 규정한 주요 제도가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어떻게 바꿔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