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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난' 토지거래허가제… 전문가 '투기방지 실효성' 우려
남국성 발행일 2020-09-08 제3면
"규제의 각 유지 시그널"… "외국인·법인, 시장과열화 영향 의문"
윤곽이 드러난 경기도 토지거래허가제(9월 4일자 1면 보도=경기지역 토지거래허가제, 외국인·법인만 취득 규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외국인·법인의 토지 취득 행위에만 제한을 두지만 사실상 경기도 주요 지역 모두가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만큼 상징적 의미에 무게를 두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토지거래허가제를 남용하는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이 동시에 나타났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외국인과 법인의 토지 취득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도는 규제를 적용할 대상 지역을 검토 중이다. 토지거래허가제는 투기 목적의 토지 거래가 성행하거나 땅값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지역을 허가 구역으로 지정하고, 이 구역 안에서 토지 거래 계약을 할 때는 행정기관의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이다.

도는 그동안 실거주 목적의 주택 취득만 허용하는 토지거래허가제를 일부 구역에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모든 도민의 토지 거래를 규제하면 정상적인 거래에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대상을 법인과 외국인만으로 한정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법인의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이 실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는 의문을 던지면서도 평가는 다르게 내놨다.

최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법인의 경우 취득등록세가 올라 토지거래허가와 관계없이 주거용 부동산을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토지거래허가제가)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지 의문"이라면서도 "(이번 조치는) 경기도가 규제의 각을 계속 유지한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거래허가제를 시행할 만큼)외국인과 법인이 경기도의 주택 시장 과열화에 영향을 미쳤는지 의문스럽다"며 "토지거래허가제는 신도시 개발 주변의 투기성 토지 거래를 막기 위한 제도인데 현재 주택거래허가제처럼 사용되고 있다"면서 토지거래허가제를 확대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측은 "법인하고 외국인의 토지 취득을 규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단이 없었던 만큼 투기 수요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조치"라며 "내국인을 제외하고 외국인과 법인만 한정하기에, 남용으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