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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깊어진 아이들 가난… 저소득층 교육급여 신청 급증
공지영 발행일 2020-09-09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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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만8천명… 작년치 93% 달해
경기도교육청, 추경예산 편성 계획


코로나19가 9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아이들의 가난이 더욱 깊어졌다.

저소득층 학생에게 지급하는 교육급여는 올 들어 최근까지의 신청 건수가 지난해 전체 신청 수에 육박했고, 아동구호단체의 코로나19 긴급지원도 학습의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호소가 줄을 잇는 등 빈곤의 신호가 심상치 않다.

경기도교육청이 집계한 올해 교육급여 신청 건수는 1월부터 지난 달까지 5만8천여명이다. 지난 한해 6만1천900여명이 신청했는데, 올해 상반기 신청 건수가 지난해 전체 수의 약 93%에 달할 만큼 급증한 것이다.

교육급여는 중위소득 50% 이하 가정의 학생에게 부교재비, 학용품비, 교과서대금 등을 지급하는 사업으로 학부모가 직접 신청한다. 올해 본예산에 247억원이 편성됐는데, 벌써 대부분 소진되고 있어 추경에 예산을 더 편성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교육급여 신청자가 점차 줄고 있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19 이후 급격하게 신청자가 늘었다. 실제 소득심사를 해보니 가정소득이 떨어져 기준에 부합하는 수급자들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정부도 내년 예산안에 교육급여 예산을 올해 대비 14억원 늘려 1천30억원을 편성했고 문제집, 학용품 등 용도를 정해 지급했던 방식에서 교육수요에 따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통합급여로 바꿨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가 코로나19 긴급지원을 통해 위기가정의 생계비와 학습비를 지원한 결과도 이와 비슷하다.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간 5차에 걸쳐 212명에게 총 11억2천200만원을 지원했는데 이 중 32명에게 생계비로 9억6천만원, 180명에게 학원비, 문제집 구입 등 학습비로 1억6천200만원이 지급됐다.

도내 한 중학교의 3학년인 이모양은 고모와 함께 살고 있는데, 학원을 갈 형편이 못돼 코로나19 이후 학교의 원격학습에만 의존했다. 1학기 과정평가 성적은 중위권에서 하위권으로 뚝 떨어졌다. 보다 못한 고모가 재단을 통해 학습비를 지원받았지만,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상황이라 걱정이 크다.

이양의 고모는 "아이가 학습의욕이 완전히 떨어지고 기본 생활습관도 망가진 게 가장 걱정된다. 벌어진 격차가 후원금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