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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코로나 재확산에 시민발길 끊긴 인천 용현시장
박경호·김태양 발행일 2020-09-11 제4면
"매출 절반이상 줄어" 대형 전통시장도 휘청
용현시장(모자이크 필요)
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10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10년 넘도록 이런 상황은 처음"
상인 30% 긴급고용자금 못받아

"2차 지원금, 시장 전체 포함해야"
인천상인聯, 정부 핀셋지원 요구


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이어지면서 비교적 장사가 잘 됐던 인천지역 대형 전통시장 상권마저 휘청이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2차 긴급지원금은 전통시장 전체에 '핀셋 지원'해야 한다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4시께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지난해보다 매출이 반 토막 이상 급감했다"고 아우성이었다. 235개 점포가 있는 용현시장은 인근에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상권이 튼튼하다고 꼽혔던 대형 전통시장이다. 이날 시장 골목에는 손님 없이 가게에 자리만 지키고 있는 상인이 대다수였다.

용현시장에서 31년째 닭집을 운영하고 있는 A(65)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하루 100마리는 팔았는데, 지금은 한 시간에 고작 한 마리 정도 팔린다고 보면 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는 음식점이 늘어나면서 주문이 뚝 끊겼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10년 넘게 시장을 지키고 있는 어묵집은 이날 아침에 준비한 어묵들이 아직도 수북이 쌓여 있었다. 어묵집 사장 B(55·여)씨는 "이 시간이면 거의 다 팔았어야 할 어묵이 반도 안 팔리고 쌓였다"며 "용현시장에서 장사하면서 이렇게 어려운 적은 처음"이라고 호소했다.

용현시장 상인회 얘기를 들어보면, 정부가 지난 3~4월 소득·매출이 급감한 프리랜서나 영세자영업자에게 150만원씩 지급한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시장 상인 30% 정도가 지원받지 못했다.

상인회 관계자는 "시장 아케이드 내 칸막이를 치고 장사하는 노점상인들은 지자체가 양성화했지만, 건물에 입주한 게 아니라서 사업자등록을 하지 못해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신청할 수 없었다"며 "고령인 상인 가운데는 신청 절차 등에 익숙하지 않아 긴급지원금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상인연합회는 이날 국무총리실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차 긴급지원금 선별 지급 대상에 전통시장 등 전통상업보존구역 내 상인 전체를 포함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해당하는 인천상인연합회 소속 상인은 2만5천여명이다.

이덕재 인천상인연합회 회장은 "정부의 긴급지원금 사각지대에 처한 전통시장 상인들이 수두룩하다"며 "전통시장, 지하도상가, 문화의거리 등 전통적인 상권 내 상인에 대해선 조건을 따지지 않고 지원해야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 등 온라인 소비가 늘어나고, 밀집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전통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전통시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온누리상품권은 올해 1~8월 인천지역 판매액이 85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긴 했지만, 시중에 풀린 만큼 쓰이진 않았다. 온누리상품권의 실제 사용 정도를 알 수 있는 '회수율'은 이 기간 인천지역이 88.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p 떨어졌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최근 발표한 '소상공인시장 경기 동향 조사' 자료를 보면 인천지역 전통시장 8월 체감 BSI(경기지수)는 44.1로, 전월(58.1)보다 14p 하락했다. 올해 6월 이후 3개월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체감 BSI가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자가 많은 것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올해 온누리상품권 판매액이 많이 증가한 만큼 일부는 아직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로 전통시장의 유동인구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박경호·김태양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