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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맞고 정부에 울고… 새내기 동네사장 '수난'
신지영 발행일 2020-09-21 제10면
지원금 사각지대 창업소상공인
전년도 매출자료 없어 대상 제외
소매 아닌 공방등은 받을길 없어
"내 가게 닫고 취업 알아봐" 한숨


"코로나19 시국에서 가장 피해를 받는 건 올해 창업한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김민주(가명·33)씨는 지난 3월 안양시 만안구에 작은 비누 공방을 냈다. 23㎡짜리 가게에 작업 테이블 2개를 둔 공방을 계약한 건 지난 1월. 코로나19 사태가 가시화되기 직전이었다.

코로나19가 국내로 확산된 지난 2월엔 이미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차마 계약을 무를 수 없었고, 3월 개장부턴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손님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김씨 사례처럼 창업 소상공인은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대상으로부터 제외된 공적 지원 소외계층이다. 정부는 추석 전후로 소상공인에 코로나19 피해 2차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인데, 행정정보를 통해 매출 감소가 확인된 사업자만 그 대상이 된다.

즉, 전년도 매출 자료가 등록된 소상공인만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김씨는 이미 상반기에도 똑같은 경험을 했다. 김씨 가게 바로 옆에서 소규모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은 전년-올해 매출 비교 자료로 200만원의 지원금을 탔는데, 김씨는 받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결국 김씨는 가게를 잠시 닫아두고 취업하는 길을 택했다. 김씨는 "매달 월세가 70만원씩 나가는데 계약은 1년 반이 남아 있어 폐업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결국 월세를 내기 위해서 임시직에 취업했다"고 전했다.

다만, 올해 창업해서 매출 기록이 없더라도 매출이 발생한 기간과 매출이 줄어든 기간의 자료를 토대로 매출 감소를 입증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 그런데 김씨 사례처럼 소비재를 파는 소매점이 아닌 경우엔 이마저도 입증하기 어렵다고 한다.

대면 수업을 위주로 매출이 발생하는 대부분의 소규모 공방이 여기에 해당한다.

수원시 영통구에서 떡 공방을 운영하는 A씨는 "원데이 클래스(하루만 듣는 수업)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공방은 현금으로 수업료를 계산하거나 계좌 이체를 하기 때문에 일반 판매점과 다르게 신용카드 매출로 매출 감소를 증명하기 어렵다"면서 "그리고 3월 이후부터는 계속 손님이 없었기 때문에 부득이 코로나19로 매출 타격을 입었다는 걸 증명해 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 측은 지원의 투명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공공재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세금계산서 합계표, 신용카드 매출액과 같은 자료가 지원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