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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 사라질 위기에 처한 '주거빈곤 청년들'
손성배 발행일 2020-09-23 제7면
경기도 '들꽃청소년세상 자립관' 공동생활가정으로 '부적격' 판단
LH, 연장계약 어려워 이달말 만료… 자원봉사자 '존치 필요' 주장

경기도 수원의 시설 퇴소·해체가정 등 주거빈곤 청년들의 보금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사단법인 들꽃청소년세상은 지난 2008년부터 아동양육시설 퇴소 청소년(보호종료아동)과 해체가정의 주거빈곤 청년들의 주거 공간을 '자립관'이라고 명명하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공급받아 운영했다.

자립관은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의 지하 1층, 지상 3층(연면적 439.68㎡) 규모의 다가구주택(단독 빌라)으로 1개동 16개 호실을 갖췄다.

호실당 보증금은 250만원, 월세는 10만원 이하로 책정했다. 주거 부담이 적기 때문에 경제적인 자립도가 낮은 청년들의 선호도가 높았다.

그런데 입주 청년들은 지난 7월 돌연 계약 갱신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계약 만료 시점은 오는 30일이다.

현재 머무르고 있는 입주자들은 다른 주거지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계약이 만료된 까닭은 경기도가 들꽃청소년세상의 자립관을 '부적격' 판정했기 때문이다. 도는 들꽃청소년세상 자립관을 공동생활가정(그룹홈)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기존주택 매입임대주택 업무처리지침(국토교통부 훈령)상 공동생활가정 운영기관은 지자체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LH도 기존주택 매입임대 사업으로 들꽃청소년세상에 6차에 걸쳐 계약을 갱신하며 공간을 내줬지만, 지자체의 자격 미달 판정을 거스를 순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LH는 당장 계약해지를 앞둔 청년들을 내보낼 순 없기 때문에 다른 주택 공급 복지 정책을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원봉사자들은 들꽃청소년세상의 자립관이 호실이 나눠져 있고 상주하는 관리자가 없어 공동생활가정(그룹홈)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해도 시설 퇴소 청년의 '주거 전환'을 위한 공간으로 존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현호 들꽃청소년세상 경기지부 사무국장은 "자립관을 설립한 2008년과 달리 사업의 운영과 내용이 바뀌면서 경기도에서 사업승인을 해주지 않아 LH에서도 연장계약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생활 전반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문을 닫게 됐지만, 미자립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사업도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