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수원시 요청땐 별도로 조치"
긴급지원 대상 대체주거지 가능경기도의 공동생활가정 매입임대 주택 불승인으로 주거 공간(사단법인 들꽃청소년세상 자립관)을 잃은 시설 퇴소·탈가정 청년들(
9월 23일자 7면 보도=보금자리 사라질 위기에 처한 '주거빈곤 청년들')이 당장 대체할 주거지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승희(22·가명)씨는 지난 1월 탈가정 청소년 지원 단체 'EXIT'를 통해 현재 거주하는 수원 영통구 자립관에 입주했다.
중학교 때부터 집을 나와 살면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생활고로 1천800만원의 빚까지 생긴 이씨는 벼랑 끝에서 들꽃청소년세상의 자립관에 입주했다. 주거 빈곤 청년들에게 들꽃청소년세상의 자립관은 관리비를 포함해 월 13만원만 부담하면 되는 저렴하고 안전한 주거 공간이었다. 행운이었다.
이씨는 음식점 주방 아르바이트로 월 세후 190여만원을 벌어 9개월 동안 800만원을 갚았다. 내년 상반기까지 빚을 다 갚고 보증금을 마련해 자립관을 나올 계획을 세웠지만, 지난 7월 방을 비워야 한다는 통보를 받아 난감한 상황이다.
이씨는 "당장에 월세 낼 돈이 없어서 절망적일 때 자립관에 들어가서 그나마 빚을 갚아 나가면서 수원에 정착할 수 있었다"며 "아직 1천만원 넘게 빚을 갚아야 하는데, 갑자기 9월 말까지 나가라고 하니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앞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지자체의 긴급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 자립관 청년들에게 주거 공간을 공급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청년매입임대주택은 자기부담금 액수가 크고 경쟁률이 높아 실현 가능한 대안은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LH 수원권주거복지센터 관계자는 "현재 머무르고 있는 자립관 건물은 개보수해서 용도에 맞게 다시 임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입주 청년들이 계속 살 수는 없다"며 "수원시에서 긴급지원대상자로 선정한다면 여력이 있는 선에서 별도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