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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부부, 코로나19 확진… 대선 한달 앞 초대형 변수로
김동필 입력 2020-10-02 16:45:46
대통령 주치의의 발표대로라면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분석
미국 외신들 "초유 사태" 대선 일정 차질 빚어질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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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TV토론 끝난 뒤 나란히 선 트럼프 부부. /클리블랜드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미 대선까지 한 달 앞둔 상황 속에 나온 소식에 미 외신도 잇달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일 오전 1시 54분(현지시각)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신과 영부인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측근인 호프 힉스 보좌관이 양성 판정을 받자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힉스 보좌관은 지난달 29일 열린 TV토론회와 미네소타주 선거유세를 위해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 원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이동했다.

정확한 상태는 전해진 바 없지만, 멜라니아 여사나 대통령 주치의의 발표대로라면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위터로 "우린 괜찮다"고 전했고, 숀 콘리 백악관 주치의는 "대통령과 영부인은 모두 잘 지내고 있으며, 요양 기간에도 백악관 내 자택에 머물 계획"이라며 "회복 중에도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소식에 미 외신들은 잇달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으로 국가 리더십이 불확실성에 빠졌고, 20만7천여명의 미국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고조시켰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 째 코로나19의 심각성을 평가절하해왔고, 지난 목요일 밤 만찬 자리에서도 '대유행의 종말이 보인다'고 말했다"며 "증세가 악화하지 않더라도 코로나19 양성은 정치적 운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소식을 전하며 "그는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한 전문가들의 지침을 무시한 채 진행한 그의 재선 운동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며 "수십년 만에 현직 미국 대통령이 가장 심각한 건강 위협에 시달리는 것으로 74살인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 위험 범주에 속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를 경시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수개월만에 감염됐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730만명 이상이 감염된 코로나19에 감염된 건 2020년 대선 전 마지막 달을 뒤흔들 초유의 사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 예정된 대선을 한 달 가량 앞두고 코로나19에 확진됨에 따라 대선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우선 1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예정된 대통령 후보 간 2차 TV토론은 열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2차 TV토론이 최소 격리 기간인 14일 내에 계획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복한다면 22일 3차 TV토론은 예정대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대선 일정 연기까지는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미 헌법에 따라 11월 첫째 월요일 또는 다음 화요일에 대통령 선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변수는 미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건강상태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약 90여분간 1차 TV토론을 벌인 바 있다. 당시 두 후보 간 거리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인 6피트(약 2m) 떨어져 있었지만,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 바이든 후보에 대한 건강상태는 알려진 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복이 늦어지거나 상태가 악화할 가능성도 점쳐 진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아프다면 투표지에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권력 이양 단계를 설명했다. 미 헌법 25조에 따라 의학적으로 무력한 대통령은 부통령에 임시로 권력을 이양할 수 있고, 직무상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다시 찾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967년 개정안 비준 이후 역대 미 대통령은 3차례(1985년 로널드 레이건·2002, 2007년 조지 W 부시)만 이를 이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펜스 부통령 모두 임기를 못 채우면 낸시 펠로시 캘리포니아 의장이 나서게 된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