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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캠프 마켓 개방과 남은 과제
경인일보 발행일 2020-10-16 제15면
인천 부평미군기지 '캠프 마켓'이 지난 14일 시민에 개방됐다. 1939년 일제강점기 일본 육군의 무기공장인 조병창이 들어서고 해방 이후 미군이 주둔해 81년 동안 일반에 개방되지 않은 캠프 마켓이 시민의 오랜 염원으로 개방된 것이다.

이날 인천시는 캠프 마켓 전체 44만㎡ 중 야구장과 수영장, 극장 등이 있었던 9만3천㎡를 개방하고 기념행사를 열었다. 우리 국토임에도 불구하고 미군만이 갈 수 있었던 곳이었다. 시민들은 이날에서야 담장과 펜스로 막혀있던 땅을 밟고 캠프 마켓내 건물들을 둘러봤다. 전쟁고아로 13세부터 4년간 미군 부대에서 지냈다는 한 어르신도 행사장을 찾았다. 그는 "기억 속 장소들을 보니 70년 전이 엊그제처럼 떠오른다. 늘 조병창 기지와 미군 숙소 등 여러 곳을 내 눈으로 직접 보게 될 날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드디어 염원을 이뤘다"고 말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특히 조병창이 시민에게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조병창은 일본군이 중국 침략을 위해 조선인 1만여명을 강제로 동원해 총과 칼을 만들었던 곳이다. 현재 캠프 마켓 북측에 공장 세 곳이 남아있다.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건물을 증축해 연회장과 사무공간으로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들이 음악을 듣고 술을 마시며, 게임을 즐겼던 클럽도 눈에 띄었다. 역사책과 각종 자료를 통해서만 볼 수 있던 곳들을 시민들이 눈으로 직접 확인한 거였다.

캠프 마켓의 완전한 반환은 북측 복합오염토양 정화 용역이 끝나는 2022년 9월에나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인천시는 시민 안전에 문제가 되지 않는 지역부터 개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주민참여공간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결과적으로 시의 캠프 마켓 부분 개방은 일부나마 시민이 직접 걸어보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성공적 이벤트였다. 반환된 부지 활용방안에 관한 논의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다만, 캠프 마켓 개방 기념식 후 시민 개방 행사가 열리던 구역에서 행사용 시설물이 쓰러져 시민 6명이 다친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부주의한 안전관리로 인해 이번 행사의 의미가 상당 부분 퇴색됐다. 인천시는 자체적으로도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추후 조치를 착실히 진행해야 한다. 이게 최우선이며, 이어서 국방부·주한미군과 협력해 토양 정화를 마무리 짓고, 지상·지하 시설물 조사 기록, 부지활용 계획 마련 등 과제를 순차 추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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