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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 따라잡은 전셋값…'반값 중개수수료' 유명무실
김동필 발행일 2020-10-29 제7면
'보수료 역전방지' 조례 개정 불구 수원·용인·성남 6억넘는 전세 '봇물'
상황 재연되자 '요율 하향' 목소리… 공인중개사 "시장 죽는다" 반발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을 필두로 한 수도권 전세가격이 6개월여만에 폭등하면서 전세 중개수수료가 매매 수수료를 웃도는 기현상까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반값 부동산 중개수수료 제도'를 도입한 경기도 중개수수료 조례도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지난 2015년 3월 경기도는 부동산 중개보수 등에 관한 조례를 전부 개정해 매매가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의 부동산 중개에 부과되던 중개보수 요율은 기존 0.9%에서 0.5% 이내로, 전세가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은 기존 0.8%에서 0.4%로 낮췄다. 최고거래구간은 매매는 9억원 이상, 전세 등 임대는 6억원 이상으로 잡았다.

당시 "3억원에 해당하는 부동산 거래를 했을 때 매매는 120만원, 임대는 240만원의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발생해 오히려 임대 거래의 중개보수료가 많은 역전 현상이 발생했었다"는 게 경기도 조례 개정 이유였다.

하지만 최근 전셋값이 매매가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개정 전과 똑같은 상황이 재연됐다. 수용성을 중심으로 6억원이 넘는 전세가 쏟아지면서 다시 전세 중개수수료가 매매가보다 많거나 비슷하게 형성되고 있는 것.

용인시 수지구의 A아파트 매매가는 8억~13억원에 형성됐는데 전세가도 8억~12억원이다. 도 조례에 따라 A아파트를 8억원에 구매하면 0.5%인 400만원을 중개수수료로 내야 한다.

그러나 8억원 전세로 A아파트에 들어가면 최고거래구간인 6억원을 넘었기 때문에 0.4%가 아니라 0.8%인 640만원 이내에서 협의를 통해 중개수수료를 정해야 한다. 중개업체가 최고 요율로 받으면 매매보다 비싸게 중개수수료를 내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경우가 수도권에서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의 한 아파트는 지난 10월 8억8천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전용 면적이 9월 전세 6억5천만원에 거래됐다. 매매 중개수수료는 440만원이고, 전세 중개수수료는 520만원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조례를 현실에 맞게 재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민은 "부동산 정책 때문에 전세가격이 폭등했는데, 중개수수료만 그대로인 건 말이 안 된다"며 "요율을 세분화하거나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인중개사들은 근본 원인은 '집값'과 '부동산 대책'인데 중개수수료를 조정하는 건 섣부르다고 반발했다.

도내 한 공인중개사는 "이번 정부 들어 집값은 물론 전세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는데, 그때마다 거래량도 변화무쌍했다"며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요율을 건드리는 건 부동산 시장을 죽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