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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인사이드]'코로나 시대' 국내 전지훈련 대안 될까
황성규 입력 2020-11-28 09:34:37
코로나19 여파 국내 전지훈련 불가피
제주도 대안 1순위지만 인프라는 부족
국내 정착 대비 장기적 플랜 마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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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된 kt위즈 마무리캠프 현장. 2020.11.28 /경인일보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프로야구 등 비시즌에 돌입한 스포츠계 전반에 걸쳐 해외 전지훈련이 자취를 감췄다. '하늘길'이 막힌 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코로나19 종식이 기약 없는 데다 경영난을 호소하는 각 구단의 효율성 차원에서라도 이번 기회에 제주도 등 국내 훈련지 인프라에 대한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25일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하면서 스토브리그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앞서 포스트시즌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이미 선수단 정리와 코치진 인선 등 '새판짜기'가 시작됐고, 각 구단들은 분주한 움직임 속에 내년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비시즌 기간의 핵심은 4개월여간 지속되는 훈련이다. 선수들은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기량을 가다듬으며 다음 시즌 반등을 노린다. 일년 농사를 위한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부상을 방지하고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따뜻한 장소가 필수적이었다. 이 때문에 일본과 대만을 비롯해 미국, 호주 등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기후가 따뜻한 해외 전지훈련이 보편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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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된 kt위즈 마무리캠프 현장. /경인일보DB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라는 초대형 변수로 인해 해외 전지훈련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프로야구 구단들은 일찌감치 국내 장소 물색에 나섰다. kt위즈가 최근 부산 기장에 캠프를 마련한 것을 비롯해 경남·전남 등 구단별 2군 구장을 중심으로 남쪽 지역에 캠프가 차려질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해외 훈련이 공식화돼 있던 전지훈련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관중 수입 감소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구단들이 수십억원의 비용이 드는 해외 전지훈련에 선뜻 투자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올해의 특수 상황이 장기적으로 국내 전지훈련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기존 해외 전지훈련 수요가 국내로 돌아올 경우 고용 창출과 상권 활성화 등 해당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도 국내 전지훈련의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 등 남해안을 비롯해 강원 지역까지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걸며 스포츠 전지훈련 유치에 뛰어들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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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된 kt위즈 마무리캠프 현장. 2020.11.28 /경인일보DB

하지만 늘어나는 수요에 발맞춰 공급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 현재로는 미지수다. 특히 제주의 경우 스포츠와 경제의 합성어인 '스포노믹스(Sponomics)'를 미래전략사업으로 내걸며 '전지훈련 특수'에 대비한 움직임에 나선 상태지만, 이번 캠프에선 한 구단의 선택도 받지 못했다. 온화한 기후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음에도 야구 관련 전문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구단들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 탓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제주도는 국내에서 그나마 해외 느낌이 나는 유일한 곳이고 기온 등 환경적 조건도 물론 좋지만 장기간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사기 차원에서도 사실 제주도가 전지훈련 장소로는 가장 좋다. 하지만 숙식과 훈련이 병행될 수 있는 시설·여건은 여의치 않은 현실"이라며 "이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장기적 해법이 마련된다면 제주도는 단연 전지훈련 최적의 장소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