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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부의 방역전쟁과 자영업자의 생존전쟁
경인일보 발행일 2020-12-01 제19면
오늘부터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1.5단계로 상향조정되고 수도권은 강화된 2단계인 정밀방역(2+α) 조치가 시행된다. 하지만 정부가 이같은 방침을 밝힌 지난달 29일 경인일보 기자가 찾아간 자영업 현장은 혼란스러웠다.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인데도 풍덕천동 매장에서는 마스크를 벗은 수십명의 손님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성복동 매장에서는 실내 취식이 불가능했다.

2단계 조치는 카페 내 취식을 금지하고 있지만 풍덕천동 카페는 9시까지 실내 취식이 가능한 일반음식점으로, 성복동 매장은 카페로 등록된 때문이라고 한다. 수원시 영통구 한 커피전문점은 아예 실내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안내문을 붙여놓기도 했다. 가게 주인은 매장 취식을 금지하면 "매출이 4분의 1로 떨어진다"며 "적발될 위험을 감수하고 테이블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의 방역전쟁과 자영업자의 생존전쟁이 충돌하는 생생한 현장이다.

정밀방역(2+α)으로 수도권에선 숙박시설이 주관하는 연말·연시 행사나 파티가 모두 금지되고, 목욕탕 사우나·한증막 운영과 스포츠와 음악 교습시설의 집합도 중단된다. 정부의 정밀방역 조치는 코로나19 겨울철 대유행을 앞두고 민간경제를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방역조치로 최대한의 방역효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용인시 카페의 사례에서 보듯이 1년 가까이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몰린 자영업자들은 생존을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면 방역규제의 허점을 파고들고, 최악의 경우 규제를 무시할 지경에 처한 것이다. 정밀방역 단계의 추가조치도 이런 허점이 즐비하다. 가령 숙박업소가 주관하는 행사나 파티를 금지한다지만, 개인이나 단체가 숙박업소를 빌려 벌이는 행사와 파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코로나19와의 방역전쟁이 1년 가까이 됐는데도, 정부의 방역조치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공정성 시비가 계속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코로나19 중증환자 수용 병상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황당하다. 방역 현장 매뉴얼은 현장에서 흔들리고, 의료적 대비는 부실하다면 천문학적인 코로나 추경 예산은 어디에 다 쓴 건가.

정부는 방역전쟁에 국민적인 협조를 당부하지만, 생존전쟁을 벌이는 자영업자들의 입장은 처절하다. 국민을 위해 영업을 금지하면 상응한 보상을 해야 한다. 재난지원금의 선별지급이 타당한 이유다. 정부의 방역전쟁과 자영업자의 생존전쟁이 충돌하면 게도 구럭도 다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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