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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일부 홀덤펍 '음식점 카드' 버리고 불야성 영업
공승배 발행일 2020-12-08 제6면


자유업 바꾸고 새벽까지 문열어
5개 테이블 중 2개만 개인칸막이
칩·카드에 바이러스 검출 사례도

인천시는 고위험시설 지정 건의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수도권이 밤 9시 이후 사실상 '셧다운'인 상황에서 일부 홀덤펍이 일반 음식점에서 업종을 바꿔 새벽까지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감염에 취약한 구조로 고위험시설로 지정돼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기된 홀덤펍이 매장내 착석금지 등의 거리두기 규제를 피해 편법 운영을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9시30분께 인천의 한 홀덤펍. 오후 9시가 지나 주변 술집과 음식점에서는 매장내 이용객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홀덤펍에는 약 20명이 앉아있었다. 5개의 게임 테이블 중 2개에만 개인 칸막이가 설치돼 있었는데, 칸막이가 없는 테이블 주변에 10명이 앉아 카드 게임을 했다.

사람간 거리는 50㎝도 채 되지 않았다. 딜러가 중간에 앉아 게임을 주도하며 카드와 칩을 쉼 없이 돌렸다. 1분에만 수십 개의 칩이 오갔다. 누가 어떤 칩을 만졌는지는 당연히 알 수 없었다.

출입시 발열 체크 등은 이뤄지고 있었지만 일부 이용객은 매장 안에서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매장내 음식이나 술 등의 음료 취식은 불가능했다.

일반음식점으로 운영하던 이 홀덤펍은 지난달 일반음식점 폐업 신고를 하면서 '오후 9시 이후 실내 착석금지'라는 거리두기 조항을 적용받지 않고 있었다. 2단계 거리두기가 시행 중이던 지난 4일 오후 10시경 찾은 연수구 2곳의 홀덤펍도 영업을 하고 있었다.



홀덤펍은 대부분 일반음식점 등으로 등록해 술을 마시며 카드 게임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최근 거리두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일반음식점에 대한 폐업 신고를 하고 취식만 금지한 채 사실상 자유업으로 새벽까지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가게 문까지 닫는 상황에서도 '꼼수' 운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의 한 자영업자는 "이 같은 방식으로 하는 업소가 인천에만 10여개에 달한다"며 "정부는 밤 9시 이후엔 식사나 커피 한 잔도 밖에서 못 먹게 하면서, 규제를 교묘히 피해 밤새도록 카드게임을 하는 곳은 전혀 막지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홀덤펍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지난 10월에는 남동구의 한 홀덤펍과 관련해 1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칩과 카드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매장내에서 취식을 하지 않더라도 칩과 카드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다.

7일에는 이태원 홀덤펍 등 5곳에서 11명의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인천시는 홀덤펍이 밀폐된 공간에서 거리두기가 어려운 감염 취약 구조로 보고 정부에 고위험시설 지정을 건의한 상태다.

홀덤펍이 일반음식점 등의 폐업 신고를 하면 관할 자치단체 위생 부서의 지도·점검을 벗어나게 돼 관리 주체도 명확하지 않은 실정이다. 게임산업법상 게임물에 해당하지 않아 게임 관련 부서에 지도·점검에 대한 권한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인천의 한 기초자치단체 관계자는 "홀덤펍의 현장을 확인한 결과 모여서 게임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감염 위험이 크다고 봐 음식점과 카페뿐 아니라 홀덤 사업장도 영업을 제한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홀덤펍의 자유업 전환이 많아지면 방역 사각지대도 그만큼 커진다"고 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