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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반환보증 제도 '사각'…외면받는 '근린생활시설 세입자'
손성배 발행일 2020-12-24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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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제도를 개선했지만, 아파트 외 주택의 가입률이 저조하고 주거 목적의 근린생활시설은 가입 대상에서 빠져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은 수원의 한 원룸촌 일대. 2020.2.10 /임열수기자pplys@kyeongin.com

고시원 등 제도적 보호장치 없어
전문가, 단계적인 대상 포함 제안

정부가 임차인 보증금 보호 강화를 위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제도를 개선했지만, 아파트 외 주택의 가입률이 저조하고 주거 목적의 근린생활시설은 가입 대상에서 빠져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현황(지난 8월 말 기준)을 보면 아파트 6만9천125건(61.4%), 다세대주택 2만464건(18.2%), 오피스텔 1만4천419건(12.8%)으로 가입 비율이 높다. 다가구·단독·연립주택의 반환보증 가입 건수는 각각 4천303건(3.8%), 2천288건(2%), 1천896건(1.7%)으로 미비하다.

깡통주택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기가 다가구주택 등에서 빈번히 발생하면서 임차인 피해 사례가 잇따르자 국토교통부와 HUG는 지난 8월 임차인 가입자 외 다른 전세계약 보증금이 있는지 임대인의 확인을 받아야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있었던 조건을 삭제했다.

독립된 주거 형태를 갖추지 않은 다중주택 임차인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2종근린생활시설 고시원과 이른바 '근생 빌라'의 전세 세입자는 여전히 주거 목적으로 임대인과 계약을 맺었더라도 용도가 주택이 아닌 상가이기 때문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없어 보증금을 떼이더라도 보전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

'수원 영통구 원룸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건'의 피해자 A씨는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면 돌려받을 수 있는 보증금이 7천만원 중에 3천만원도 안 된다"며 "무책임한 임대인 탓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실제 주거 목적의 전세 계약이라면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저소득층이나 주거 환경이 열악한 서민들의 피해가 잇따르는 만큼 당장은 어렵더라도 단계적으로 주거 목적 근린생활시설을 반환보증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지혜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거용으로 전세 계약을 했다고 해서 당장 보증보험에 가입할 순 없겠지만, 서민들이 실제 겪고 있는 문제이므로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보증 가입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