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23일 시흥 (구)시화병원 코로나19 특별생활치료센터 조성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2.23 시흥/심재호기자 sjh@kyeongin.com
감염병 취약 산부인과·요양병원
구름다리로 연결돼 '부적절' 지적
"최소한의 안전장치 고려됐어야"
상인協 사무실서 경기도와 논의
경기도가 시흥시 소재 옛 시화병원 건물에 1호 특별생활치료센터(이하 특활센터)를 조성하려는 계획이 시작부터 난항이다.
병원 본관과 구름다리로 연결된 신관이 노인 요양병원·산부인과와 같은 상대적으로 감염에 취약한 의료시설이 위치한 상가인 탓에 반발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경기도내에서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 요양병원이 있는 곳에 치료시설을 만든다는 건 방역과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23일 도와 시, 병원관계자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병상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옛 시화병원을 특활센터로 지정하는 행정조치와 함께 145개 병상, 16개 중증환자 병상확보 계획을 밝혔다. 도는 시설을 보완한 뒤 이번 주내에 개소한다는 계획이다.
특활센터가 계획된 옛 시화병원은 최근 시화병원이 신축 건물로 이전하면서 비어있었다. 옛 시화병원은 본관과 신관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신관은 인근 상가건물 5층 1개층을 사용했으며, 본관과는 구름다리로 연결돼 있다.
해당 상가건물 3·4층엔 노인 요양병원이, 1층엔 산부인과가 운영 중이다. 요양병원에는 현재 120명의 노인 환자가 입원 중이며, 산부인과는 시흥에 3곳 있는 산모 분만이 가능한 병원이다.
이날 오후 상인협회사무실에선 특활센터 관련 도와 상인·병원관계자 간 논의가 진행됐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해당 건물은 단독건물도 아니고, 입원병동 바로 밑이 보호자들의 출입이 빈번한 요양병원으로 환자가 많다"며 "도의 특활센터 지정은 그냥 밑의 환자들을 죽으라는 조치"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엄중한 상황임은 공감하나 구름다리 제거 등 건물 및 층간 분리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 확보 노력은 고려됐어야 한다"며 "지정 전 이 같은 상황도 인지조차 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실제 요양병원에서는 이날 0시 기준 고양 요양병원에서 65명이, 부천 요양병원에서도 144명이 확진되는 등 연일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 추이를 고려할 때 200~300명 넘는 확진자가 산소 호흡기를 찰 병상이 없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피치 못해 특활센터를 만들기로 한 것"이라며 "폐업하거나 개원 예정인 병원에 대해 전수조사를 했는데, 적절한 공간이 옛 시화병원이었다. 생활치료센터에서도 확진자가 1명도 나오지 않은 만큼 철저한 방역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심재호·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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