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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싣고 오는 정…"새해 코로나도 한풀 꺾여서 밝게 웃기를"
박현주 발행일 2021-01-01 제4면
인천연탄은행·밥상공동체 봉사활동 등 '나눔 손길'
소외계층에 연탄배달
31일 오후 인천시 동구 화수동에서 인천연탄은행 관계자들이 소외계층에 직접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2020.12.3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가파른 계단 오가며 쪽방으로 날라
"아이들 과자 준비… 못봐서 아쉬워"
백령도 해병대 십시일반 모금활동도
자선냄비 모금 감소 온라인은 2배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시민이 새해엔 한층 활기찬 분위기에서 기부 활동을 이어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31일 오후 1시50분께 인천 동구 화수동의 한 골목길. 인천연탄은행·밥상공동체 소속 직원 6명이 나무 지게에 연탄 10개씩을 짊어지고 가파른 계단을 오가며 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연탄 한 장당 4㎏ 가까운 무게가 나가지만, 다들 힘든 기색 없이 옮기며 쪽방 한 편에 연탄 200장을 채웠다.

이날 연탄을 받은 고정순(89)씨는 "매년 초등학생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연탄을 가져다주러 와 고마운 마음에 과자도 사놨는데 올해는 못 봐서 아쉽다"며 "창고에 쌓인 연탄을 보니 마음이 든든하다. 신년엔 코로나도 한풀 꺾여서 다들 더 밝게 웃으면서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에서도 국군 장병들이 '십시일반' 모금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해병대 6여단 수색중대장 방세종 대위는 타인을 위해 선행을 베푸는 '감사 나눔 125' 운동을 전개하고, 그 의미를 담아 125만원을 기부했다.

공병중대 소속 김봉주·김형석 중위는 천안함 피격 사건 생존 전우를 위한 자율 모금에 참여해 100만원씩 내놓았다. 이들은 피격사건 10주기를 되새기며, 아직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생존 전우들의 사연을 접하고 월급 절반을 선뜻 기부하기로 했다.

구세군 자선냄비에 담긴 모금액은 줄었지만, 온라인 기부는 2배 정도 늘어나고 기관과 기업의 기부도 지속하고 있다. 31일 구세군대한본영에 따르면 12월 온라인 모금액은 8천400만원으로 지난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57%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거리 모금은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현금을 소지한 사람들이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2020년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기존에 설치한 자선냄비 328개 중 23%를 축소해 운영했다. 시종식도 온라인으로 진행해 구세군 모금 활동을 알릴 기회가 여의치 않았던 것에 비해 감소 폭은 크지 않다.

최근 3년간 인천·경기 지역 구세군 거리 모금액을 살펴보면 2020년 2억1천만원, 2019년 2억5천만원, 2018년 3억2천만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엔 직전 해와 비교해 23% 감소했으나 2020년은 전년보다 16% 줄어든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최철호 구세군대한본영 커뮤니케이션스부장은 "시민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활동을 줄이다 보니, 온라인을 통해 적극적인 기부에 나서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웃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새해에는 더욱 활발한 기부 활동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