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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2021년, 자치분권을 다시 생각한다
곽상욱 발행일 2021-01-11 제19면
5개법안 본격 시행 주민의 실질 자치권 확립
그러나 '부익부빈익빈' 중소도시 불익 우려
지역간 재정조정제로 탄력적인 정비 조정을
진정한 분권위해 '아카데미 출범' 해법 모색

곽상욱
곽상욱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장(오산시장)
오랜 기간 논의를 거듭해오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드디어 입법화에 성공했다. 자치분권의 긴 여정과 목표 수준을 생각할 때 아주 만족스럽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에 통과된 5개 법안 패키지가 본격 시행되면 지방자치 행정이 이전보다 훨씬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정된 법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주민들의 실질적 자치권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확립한 것으로 한 발짝 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그리고 대도시 특례시에 부여될 행·재정적 자치의 확대가 혹여 세수에서 취약한 중소도시 재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오히려 인구 수에 의한 도시 규모에 걸맞는 행정적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되레 중소도시에 불이익을 주어 '부익부 빈익빈'의 결과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하여 지방의회가 구성되고 민선 1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실시된 지 26년째가 됐다. 지방자치 제도가 실질적인 모습을 갖춰 상당한 진전을 이뤘고 이번 입법으로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는 것은 모두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실질적 내용인 지방분권 측면에서는 중앙집권적 체제가 여전히 견고하다.

우리 헌법은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복리에 관한 '사무처리권', '자치입법권', '재산관리권'을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런 권한을 온전하게 행사하는 것은 요원하다. 기초자치 정부뿐 아니라 광역자치 정부조차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재정 구조 때문에 자치정부로서 면모를 갖추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방분권'이란 '중앙집권'에 대응하여 지역주민과 그 대표자가 지역 정치 행정에 제도적 자기 결정권을 갖고 결과에 책임진다는 원칙을 실현하는 것이다. 실질적 자치분권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본적 재정분권을 실현시켜야 한다. 재정분권의 핵심은 지방세의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중앙-광역-기초정부 간 기능 재배분을 통해 지방의 세출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국고보조사업 정비부터 시작해야 한다.

국고보조사업 중 국가적 사무는 중앙정부가 재정책임을 지고 지역적 특성이 반영되어야 하는 사무·사업은 지방으로 이양한다. 지방이양에 따라 발생하는 중앙정부의 잉여재원을 지방정부 지방세로 이양하고 지역 간 세수 차이는 지방교부세 등 지방재정조정제도를 탄력적으로 정비해 조정해야 한다.

물론 지방정부 단체장의 독주나 역량부족으로 자치행정 파행이나 예산 낭비 전시행정 등으로 중앙정부 간섭을 자초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지난 25년 동안 지자체들도 시민력이 크게 강화되었고 시민과 의회, 집행부의 안정된 제도 운영으로 자치 기반도 단단해졌다. 실력도 있어 자율적으로 해낼 자신감도 넘쳐난다. 시민의 시민력이 크게 성장한 것이다.

이번 입법은 많은 진전을 담고 있으나 이 정도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진정한 자치분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자치조직권과 자치재정권에 더 큰 힘을 쏟아줘야 한다. 경찰자치에 이어 교육자치 실현도 이어져야 한다.

2021년 새해, 새롭게 민선 7기 후반기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대표를 맡게 되었다. 새해에는 자치분권의 새 동력을 만들기 위해 시민들과 지자체들의 여망을 모아 '지방분권아카데미'(가칭)를 출범하고자 한다. '지방분권아카데미'에서는 자치분권의 다양한 문제를 토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무릇 모든 제도는 그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역량에 의해 절반이 채워진다고 한다. 자치분권 추진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질 '자치분권아카데미'에 시민들과 지자체들의 많은 참여와 성원을 기대한다.

/곽상욱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장(오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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