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구축 등 망설이는 떡가게
'새로운 판로' 개척 요거트 업체
비대면 전환 능력에 '명운' 갈려
전문성 필요… 나홀로 시도 위험
용인시 수지구에서 떡 케이크 가게를 운영하는 이소영(47)씨는 1년째 온라인 시장 진출을 망설이고 있다.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출시되면서 계기는 마련됐지만 한번 시작하면 인터넷 쇼핑몰 구축부터 물류망 확보, 마케팅과 고객 관리까지 신경 쓸 문제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씨는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데 이 문제들을 어떻게 다 해결하겠느냐. 서울 고객까지 흡수하려면 인터넷 주문과 배송이 필수지만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고 털어놨다.
성남시 수정구에서 그릭 요거트 업체 '요즘'을 운영하는 박상기(52)씨는 수도권 고객 1천200명에게 새벽 배송할 제품을 소속 협동조합 콜드체인 차량에 싣느라 분주했다.
|
5일 성남의 그릭 요거트 업체 '요즘' 직원들이 소속 협동조합 콜드체인 차량에 새벽배송 제품 1천여개를 싣고 있다. 2021.1.5 /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 |
신선식품 판매업체 30여곳이 모여 출범한 '위콜드체인 협동조합'을 통해 박씨는 민간 배달대행업체보다 최고 1천원 저렴한 배송비로 요거트를 매일 냉장 배송한다.
박씨는 "온라인 시장에 진출해보니 업체는 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물류와 마케팅 등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합리적이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많아지면서 올해엔 디지털 전환 능력이 소상공인의 명운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체 소매판매액 3분의1가량은 온라인으로 팔렸다. 2019년 11월보다 17.2%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기존엔 오프라인 영업을 고수했던 스타벅스와 다이소도 지난해 배달 시장에 뛰어들었다.
소상공인들은 빠르게 디지털로 전환하지 않으면 사장될 위기에 놓여있지만 디지털 전환은 유통, 홍보, 마케팅 등 다방면으로 전문성이 필요해 혼자서 시도하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용인시 수지구에서 동네 카페를 운영하는 전모(39)씨는 "최근 온라인 배달전문업체로 전환했는데, 당장 라이더를 구하는 것부터 막막해 높은 수수료를 감수하고 배민 라이더스에 가입했다"고 토로했다.
수수료 출혈이 심해지자 일부 업체들은 물류와 마케팅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출범하기에 이르렀다.
위콜드체인 협동조합은 지난해 서울 강남에 물류창고를 얻어 콜드체인 배송차량을 확보하는 한편, 전직 배달의민족 관계자와 함께 배송관리시스템(TMS)을 구축했다.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지만, 유통이나 마케팅은 아직 지원이 미비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